만 2년 전, 여름철 길거리에서 거의 죽어가던 삐적 마른 수컷
길냥이 한 녀석을 구조해 데려다 정성을 다해 키웠다.
검사도 받고, 수술도 시켜주고, 약도 먹이고......
정성 덕분인지 건강을 회복했다.
이름도 외계에서 온 동물이라고 둘리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매일 퇴근하여 집에 들어가면 노숙자 냄새가 풍겼다.
냄새가 심했지만 사람들이나 냥이들에게 시달림을 당했던
탓인지 사람이 옆에 가기만 해도 도망치고 하악질을 해댔다.
그루밍을 하지 못해 똥꼬에는 늘 떵덩어리를 달고 다녔다.
한동안 격리를 시켰다가 풀어놓았더니 자고 나면 거실 소파
위에 영역 표시를 한다고 늘 떵을 싸질러 놓았고,
화장실 입구 발판이나 거실 실내싸이클 밑에도 영역 표시를
자주 해놓는 바람에 한동안 애를 먹었다.
나중에는 소파 위에다 떵을 싸질러 놓을 때마다 야단을 치니
눈치는 있는지 하지 않았다.
아내가 여행을 떠날 때에는 떵오줌을 치우고 방을 치우는 것은
내 담당이 되었고, 떵 치우러 갈대마다 하악질을 해대기에
"야! 이 천하에 못된 배은망덕한 냥아! 겨우 살려놓고 먹여주고 키워주니
집사에게 하악질이냐고, 너도 청소도 하고 심부름도 좀 해라!"
그때마다 이 녀석은 눈을 내리깔고 들은체만체했다.
그러던 이 녀석이 어젯밤 우리 곁을 떠났다.
문간방 지 방에서 편한 자세로.....
아내 말로는 어젯밤 잠을 자는데 녀석이 올리는 소리가 심하게
나기에 내일 아침에 치워야 것이 많겠구나 생각했단다,
올리면서 기도가 막힌 것 같단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언젠가는 간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고, 인연이 다하면 간다.
막상 우리 곁을 떠나니 있을 때 더 잘해줄껄~~
둘리에게 구박을 덜 할껄~~ 하는 생각이 든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다들 겪는 감정이다.
오늘은 5월의 마지막 날,
아내는 둘리를 화장시키러 갔다. 요즘은 키우던 냥이가 죽으면
그냥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지 않고 화장을 시켜준다고 한다.
비용은 30만원정도 들지만 그동안의 키웠던 정 때문에 다들
화장시켜 아름다운 뒷처리를 해준다고 한다.
아내에게 다시는 고양이를 들이지 말자고 했다.
무겁고 심난한 마음을 뒤로 하고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에
출근하여 <사내(공동)근로복지기금 운영실무> 2일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나에게는 내 본업이 있다.
이렇게 2024년 5월을 보내고 있다.
김승훈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장(제1호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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