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11월 첫째날이자 일요일인 어제 오전,
가을이 되면 유난히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마눌님
기분전환을 위해 무작정 자동차 핸들을 잡았다.
비오는 날, 특히 늦은 가을 기분 전환에는 드라이브가 최고.
막상 주차장에는 내려왔지만 그런데 어디로 가지?
일요일이고 비가 내리면 길이 많이 밀릴텐데......
그래, 자유로를 달려서 임진각까지 달려보자.
자유로가 좋은 점은 도로 중간 중간에 신호등이 없다는
것이다. 내비를 뭘로 찍을지 한참 고민을 했다.
판문점? 자유의 다리? 통일전망대??
네비에서 검색을 하니 다들 엉뚱한 곳이 나온다.
식당, 휴게실, 카페.....
통일전망대를 치니 강원도 고성이 나오고......
그냥 일산호수공원으로 치고 강북도로를 진입했다.
자유로를 진입하니 중간에 오두산통일전망대란 안내표지판이
보인다. 맞아 오두산통일전망대이지....
마눌에게 자유로 달리는 옆 초소를 보며 군생활 추억도
이야기 하고... 남자는 군 이야기를 빼면 시체다.
중간에 오두산통일전망대가 보여 잠시 쉬어가려는데 안내원이
차를 주차장에 주차하고 셔틀버스를 갈아타야 한단다.
포기하고 근처 헤이리로 방향을 돌렸다.
헤이리로 행하는데 장단콩두부마을 식당 간판이 보인다.
아내가 "여기는 왠 장단콩 두부마을 식당이 이리도 많지?"
비무장지대에서 장단콩이 많이 나서 그렇다는 걸 금새 알게 되었다.
헤이리에 도착하니 비가 더 거세게 내린다.
그래 지난 10월에는 비가 단 하루도 내리지 않아 역대급 최저
강수량이라는데 더 와야겠지. 비도 지난 여름처럼 지루하게
올 때는 지겹더니 아주 오지 않으니 기다려진다.
아침을 먹지 않았더니 베가 출출한데 다들 11시에 연단다.
비오는 우중 우산을 쓰고 헤이리를 걸으니 운치가 있다.
차와 음식을 파는 북카페에 들러 밖에 비가 오는 모습을 보며
근사한 아점을 먹다. 그냥 헤이리 찻집에서 하릴없이 앉아
음악을 들으며 멍때리며 밖에 비오는 모습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낮으막한 건물들과 즐비한 기념품과 소품, 차와 커피를 파는
가게들과 각종 생활소품이나 개인 소장품들을 수집하여 전시하는
각종 개인 박물관을 보고 있으니 2년과 3년 전에 갔었던 스페인과
동유럽 여행 추억이 떠오른다. 그때와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다.
삶이 일시 정지된 느낌이다.
가끔은 이렇게 보내는 시간들이 좋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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