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밥상에 올라온 참조기를 보니
문득 아버지 말씀이 생각난다.
3년 전, 아버지께서는 논밭에 풀을 메시면서 잡풀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마음 속으로 한다고 하셨다.
"풀들아 미안하다, 하필이면 우리 논밭에 자라나서
농사를 위해 할 수 없이 너희들을 벤다만 다음 생에서는
저기 너른 들판에서 태어나 사람들에게 베임을 당하지
말고 잘 살거라"
나도 아버지의 이런 피를 타고나서일까?
조기를 먹기 전 조기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조기야, 어찌 걸려서 나에게까지 왔니?
나도 어쩔 수 없이 너를 먹지만,
다음 생에 태어나거든 사람들 그물에
걸리지 말고 너른 바닷가에서 잘 살거라!"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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