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내내 아내와 함께 집 근처 용왕산을 올랐다.
둘레길을 도는데 20분정도 걸린다.
굴곡이 있어 제법 산을 걷는 묘미를 느낄 수 있고
한시간 정도 걸으면 등에서 땀이 난다.
그나마 집 근처에 이런 산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지금 용왕산에는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1년 내내
곱게 키운 열매를 머금고 있다. 용왕산에 사는 다람쥐와
청솔모들의 겨울 식량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도토리를 주민들이 낙엽까지 치워가며
깡그리 수거해가고 있다. 어제는 화려한 명품 등산복을
차려입은 일개 가족이 와서 낙엽을 헤치가며 떨어진
도토리를 가져온 비닐봉지에 가득 담아서
의기양양하게 내려간다. 그걸 가져가서 뭐에 쓰겠다고......
시장에서 2000원이면 도토리묵을 실컷 사먹을 수 있을텐데...
더 가관인 것은 멀쩡한 나무들을 발로 차며 나무에 달린
도토리를 강제로 떨어뜨리게 한다는 것.
결국 지나가며 들이라고 일부로 큰소리로 말했다.
"다람쥐와 청솔모들이 먹고 살게 도토리를 그냥 두면 안되나?
사람과 자연이 공존을 해야지. 인간의 욕심이 너무 지나쳐.
알만한 사람들이, 도토리가 얼마나 된다고?"
옆에서 따라오는 아내가 한마디 한다.
"어휴~ 누가 꼰대 아니랄까봐 또 잔소리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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