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KBS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전직하여 사내근로복지기금업무를 시작한 1993년 2월부터 내 머릿속에는 늘 "이렇게 좋은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의
도입과 확산이 지연되는 이유가 무얼까?'라는 의문이 계속 자리잡고 있다.
'회사 이익을 종업원들과 나누면 종업원들도 더 열심히 일을 할 것이고, 그
러면 회사 매출과 이익은 매년 늘어날 것이고 자연히 사내근로복지기금 출
연도 늘어나 회사와 종업원이 함께 성장하는 윈윈 상생구조가 될텐데'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우리나라 사내근로복지기금 도입업체수가 늘지
않고 있다.
2주전 나는 EBS지식채널에서 <사라진 비명>을 관심있게 보았다. 중세시대
에는 수술실에서 마취제없이 몇시간씩 수술을 했다. 일부에서는 '고통은 신
의 뜻이다. 고통은 삶의 부분이고 치유의 과정이다'라고 고통을 당연시하기
도 했다. '본인이 그런 고통스런 수술을 했더라도 그런 고상한 말을 할 수 있
었을까?'라는 생각도 슬며서 든다. 얼마나 수술과정에서 고통이 심했던지
수술을 마치고 나서도 환자들은 당시의 그 악몽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수
술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마취를 발견하였으나 '사기꾼 속임수다', '사탄의 짓이다'라는 공격을 받았다. 드디어 1846년 전신마취수술이 성공적
으로 끝나 이후 수술실에서 비명이 사라지게 되었다. 마취가 개발된지 50년
만의 일이다. 페니실린이 발견되어 항생제로 사용된 것은 70년이 걸렸고, 현
미경이 연구용도구로 사용된 것은 200년, X선이 개발되어 우리 몸을 들여다
보게 된 것은 35년이 지나서였다.
진보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진보가 더 일찍 이루어졌더라면 그동안 수술실에서 고통받았던 수많은 사람
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었고 수명도 연장시켰을텐데. 지연된 수많은 진보들,
역사는 편견과 상상력의 부족으로 진보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데이비드 우트 영국 역사학자는 말한다. "진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진보가 지연된 역사를 알아야 한다"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는 어떠한가?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가 도입된 것은 1983년, 올해로 33년째가 되어가지만 1992년 법제화된 이후 제도 도입이
완만하다.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 활성화가 안되는 이유는 정부의 홍보부족과 기업들의 도입 의지 부족을 들 수 있다. 주무부처의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예전만 못하다. 기업들의 도입 의지부족을 들여다보면
노사불신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다. 기업주들은 "법에 정해진 급여와 퇴직
금, 상여금, 법정복지비만 주면 되지 더 이상 무얼 해주느냐고, 기업주가 자
선사업가냐" 심지어는 "회사가 망하면 종업원들이 회사를 위해 재산을 내놓
느냐? 결국은 기업주가 돈을 내어 막아야 한다"며 정색을 한다. 종업원들은
"기업주가 종업원을 머슴 대하듯 하는데 회사를 위해 몸 바쳐 일할 의욕이 나
겠는가? 일을 더 해도 덜 해도 한달이 되면 급여는 똑같이 나오고 회사 이익
이 더 나도 종업원들에게 성과금이 더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 죽어라 일할 의
욕이 나겠는가?"라며 시큰둥하다.
회사가 이익이 나면 이익의 일부를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조성하여 종업원
들 복지를 위해 사용한다면 노사 모두에게 윈윈하는 결과가 되지 않겠는가?
그런데 앞뒤, 좌우, 위 아래 사방을 둘러보아도 아무런 우군이 없는 척박한
대한민국 땅에서 홀로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차려 이 화두를 들고, '이
를 증명한다면 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가 지금보다는 더 활성화될
것이다'라는 기대와 확신을 가지고 오늘도 나는 책상 앞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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