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자식은 이번 설날에 애비를 따라 온 것이 많은 체험이

되었나 보다. 공부와 게임 밖에는 모르던 녀석이 차례상

차리는 모습, 할아버지께 세배하기, 친척집 방문, 성묘하기,

다양한 먹거리 체험 등이 신선했나 보다. 식성이 짧아

매생이국을 입에 대지도 않던 녀석이었는데 할아버지께서

맛있으니 먹어보란 말씀(?)에 3일동안 내리 꼼짝없이

매생이국을 먹었다. 녀석이 하던 말 "매생이 국이 맛있어요"

라는 말이 진짜일까(?) 자꾸 의심이 되는 것은 아마도

녀석을 곁에서 많이 지켜 본 애비의 관찰력 때문일까?

 

이번 설명절 여행기간 소포민속전수관이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아 답답해했지만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차 안에서 둘째와

막내가 할아버지와 할머니, 작은아버지와 삼촌들에게서 받은

세뱃돈을 세어보며 많이 받았다고 기뻐하는 모습이 마냥

귀엽기만 하다. 내 자식이라서 더 사랑스러운걸까?

 

설날 새벽에 아버지의 고종사촌 어르신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문득 차려진 설차례상을 보면서 부모님이

안계시면 이 차례상을 누가 차려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장손이자 장남인 내 몫이 되어야 하지만 지역적인

문제(나는 서울에 살고, 둘째 동생이 고향에 살고), 종교

문제가 개입되니 머리가 복잡해진다. 우리집은 서로의 종교를

인정한다. 나와 아내 그리고 자식들 중 둘째, 셋째는 가톨릭,

큰애는 불교, 넷째는 무교, 막내는 개신교 그야말로 각양각색

이다. 둘째와 셋째는 가톨릭이라지만 유아세례를 받은 이후

아직 성당을 나가지 않고 있어 무교까지 치면 네가지 종교가

모두 존재하고 가족 모두가 종교는 제각각인 셈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에도 명절이면 오고 가는데만 꼬박

8~9시간 걸리는 고향을 매년 계속 오게 될까? 아직은

부모님이 건강하시지만 언젠가는 차례상 준비에 대한 결정

주체가 되어야 할 나이기에 매년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

한 켠에서는 부담이 점점 커져 가는 것 같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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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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