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들어 부쩍 챙겨야할 경조사가 많아졌다. 나는 그나마 2013년

11월 회사를 그만두는 바람에 직장 경조사비를 크게 줄었다.

직장에 있다보면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는데 회사 직원들의 결혼

이나 부고 소식을 듣고 모른체하기 어렵다.

 

지난 9년전 가족의 상이 있었을 때, 보통 직원 본인상에는 부조

를 하지 않는 편이다. 사망으로 회사를 그만두었으니 마주칠

일이 없을 거라는 안도감(?) 때문인지 직원이 살아있을 때

부모상 보다는 경조비를 전달하는 건수가 크게 줄어든다. 문제는

그 가족이 회사에 다닐 때 그 가족들과 부딪치는 상황이 참 어색

하다. 어느 직원은 나를 보면 일부러 피하기도 했다. 그러나

피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 결국은 6개월 후에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동료를 통해 조용히 부의금 봉투를 전해왔다.

 

이후 비록 봉투를 전하지 않았던 직원이 부모상을 당해도 나는

부조금 봉투를 전하니 몸둘 바를 모르며 미안해 한다. 회사에서

어쩌다 오가다 마주쳐도 상대방은 고개를 푹 숙이고 지나간다.

그놈의 몇푼 돈 때문에 당당함을 잃게 된다. 오늘도 퇴직한

선배님 자녀혼사와 교회에서 아는 분 자제 혼사 두건이 있어

바쁘게 다녔다.

 

나는 앞으로 내 자식 혼사는 최대한 간소하게 치르리라 결심

했다. 양가 부모와 아주 가까운 친척(조부모, 형제자매),

그리고 자녀들의 회사 동료와 친한 친구들만 모시고 화기애애

하게 치르고 싶다. 형식적이고 딱딱한 절차와 주례선생님의

판에 박힌 주례사 대신 양가 부모가 당부와 신살신부의 다짐을

받고 화기애애하게 치르고 싶다. 자녀는 부모의 살아온 과정을

익히 보고 배워왔기에 혼사는 양가 가정의 화합과 문화를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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