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옆 전시실에서는 '건강한 밥상'이라는 주제로 농림부 주관 행사가 진행중에 있었는데 KBS에서 생방송으로 현장을 중계하고 있었고 눈요기와 시음, 시식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한미FTA, 정부의 추곡수매 포기 등 영향으로 이제는 농민들도 농사만 지으면 정부가 알아서 추곡수매를 해주어서 판매 걱정없이 편하게 농사짓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생산자인 농민들이 직접 판매까지 해야하는 무한 생존경쟁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동생이 이장으로 있다보니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직접 소비자와 직거래를 할 수 있도록 인터넷에 커뮤니티도 만들고, 마을 홈페이지도 만들고 나름대로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홈페이지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 고전하고 있었다.
전시관내 다른 마을과 건강한 밥상 전시장을 둘러보고는 위기의식을 느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것이었다. 특히 내가 일산에 있는 고양 하나로마트를 데리고 가서 수십가지 농산물이 전시되어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장면을 보여주며 생산자 입장에서 소비자들을 반응과 구매를 결정하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라고 했다.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쌀들이 포장되어 각자 차별화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농산물도 치열한 생존전쟁에 돌입했습니다."
충격감을 추스리며 나름대로 잘 운영되는 코너는 디카로 사진도 찍고, 관련 농산물 가격도 알아보며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였다. 차를 타고 킨텍스로 가는 도중 동생은 이렇게 말했다.
"소비자들이 인터넷으로 농산물을 구매할 때도 운영자의 활동을 지켜보며 구매를 내리는 것 같다. 그 사람이 얼마나 소비자나 회원들에게 신뢰를 주느냐가 주요한 구매기준이 되어가는 것을 느낀다. 결국은 농산물도 그 사람이 가진 브랜드에 좌우되는 것 같다. 결국 그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관건이고 앞으로 숙제입니다."
동생은 이번에 친환경으로 무농약으로 농사를 지어 쌀 80킬로에 30만원에 판매했다고 한다. 농협에서 20킬로에 40000원에서 47000원까지 거래되는 가격의 두배에 해당되는 가격이다. 벼농사 처음부터 마지막 추수까지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자료를 올리고,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무농약 인증서까지 받아 올리니 그제서야 구매자들이 비로소 마음을 열며 구입을 하더라는 것이다. 결국 고객은 그 사람의 일에 대한 열정과 일년간 활동과 부지런함, 그에 따른 인증서류를 꼼꼼히 직접 확인한 후에야 시중의 두배 가격인 고가인데도 불구하고 구매를 하더라는 것이다.
마을이 수도권과 멀지만(전남 진도) 바닷가를 끼고 있어 바다와 육지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고, 특히 남도 전통문화(진도아리랑, 남도들노래, 강강수월래 등)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으며 진돗개의 고장이며, 검정찹쌀의 주산지여서 이를 농촌 체험이나, 남도민요 체험, 바다낚시 동호회 등과 적절히 활용할 경우 훌륭한 브랜드로 성장시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한다.
동생은 농촌도 이제는 브랜드가 없으면 경쟁도 아렵고 생존 또한 어렵다고 하였다. 비단 농촌뿐인가? 사회도 직장도 개인도 브랜드가 있어야 전문성을 갖추어야 경쟁력이 생기고 오래 생존할 수 있다. 그사람은 그 부서나 조직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는 전문성과 실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바야흐로 연말이다. 연말에는 기업들의 경영실적에 따라 종업원들도 희비가 얻갈린다. 경영실적이 좋을 때는 성과급도 두둑히 주고 승진인사 등 잔치분위기가 되지만, 반대로 경영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바로 수반되는 것이 바로 인력구조조정의 회오리바람이다. 실력이 있고, 업무성과가 좋은 경우는 그래도 안심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하루 하루가 좌불안석이다. 이미 칼자루는 회사가 쥐고 있으니 처분만 기다려야 하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한다.
자기계발노력을 소홀히 한 죄! 열정과 비전, 도전이라는 노력없이 보내버린 지난 시간들! 자기자신의 전문브랜드 구축에 실패한 자에게 연말은 눈치보기에 피곤하고 바늘방석에 앉은 것과 같은 좌불안석의 기간이 될 것이다.
2006.11.25.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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