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지난 1월 23일 무능하고 태만한 5 - 6급 공무원 4명을 골라내 단순노무작업을 하도록 하는 '철밥통 깨기 인사실험'을 단행한 이후 조직 근무분위기가 많이 변했다고 한다. 근무시간 중에는 사무실에는 외부 손님을 맞을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분주하고 근무 시간이 끝난 이후에도 과장이나 계장 등 공무원들은 그동안 하급 공무원들에게 맡겨왔던 기안업무를 직접 배우기 위해 컴퓨터 문서방법을 익히느라 밤 늦도록 불이 켜져있는 사무실이 늘어났다고 한다.
울산시 공무원노조위원장도 "차라리 자리를 비워주는게 조직의 업무 효율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사람을 현직에서 골라내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만들어주는 새로운 인사제도의 취지에 조합원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득 한달전 회사내 우체국장님과 식사하면서 나눈 이야기가 생각난다. 우체국 업무가 전산화되기 이전 집배원 업무는 몸으로 때우는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평균 연령도 40대 중반이고, 주어진 우편물만 배달하면 되었지만 우편물 업무가 전산화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등기와 속달업무가 도입되어 신속성과 편의성을 추구하게 되면서 인터넷과 전산을 배우지 않으면 업무를 계속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당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집배원들은 자연히 인력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이를 악물고 자식들에게 인터넷이나 전산을 배웠다고 한다. 50대 초반이던 모 집배원은 대학교에 다니는 자식을 앞에 불러 놓고 "아빠가 컴퓨터와 인터넷을 배우지 않으면 직장을 그만두어야 한다. 이제는 너희들이 아빠를 도와줄 차례가 되었다. 아빠가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와다오" 자식들에게 컴퓨터를 배워 이제는 능숙하게 다룬다고 한다.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 조직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그런 불행한 존재가 되어서는 안된다. 업무처리를 보면 전임자의 업무수행한 결과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전임자가 업무를 잘못 처리해 왔는데도 후임자가 잘못함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그 잘못을 반복해서 수행하고 있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내 업무에 대해 문제의식도 없이 기계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내가 하는 일이 누구나 대신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조직에서 나의 생명력이 짧다는 의미이다. 내 업무를 다른 사람들이 대신 할 수 없도록 범용적인 업무는 메뉴얼화하여 타인들에게 이관하고 대신 나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현재보다 업무의 깊이를 더하여 전문성을 확보하는 자기계발노력에 올인해야 한다.
피터 드러커가 이야기하였듯이 21세기는 지식과 기술이 정말 중요한다. 21세기와 관련된 유일한 기술은 신지식을 배우는 능력이다. 자신이 알고있는 모든 지식은 급격히 쓸모 없어지고 있다. 스티븐 코비는 현재의 지식은 2년만에 절반이 될거라고 했다. 알고있는 지식의 반 이상이 2년 안에 소용 없어진다는 뜻이다. 지식과 기술은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이 배워야 한다. 자기계발노력만이 생존의 확실한 조건이요 방법이며 이것이 조직과 내가 함께 생존하는 길이기도 하다.
김승훈 2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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