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윤 : "아빠 죄송해요. 제가 전교 1등이 아니고 전교 2등이래요"
나 : "그래,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재윤 "제가 평균 98점인데, 평균 99점짜리가 한명이 있데요"

어제 전교 1등이라고 의기양양해있던 재윤이가 오늘은 뜻하지 않게 평균 99점짜리가 나오는 바람에 전교 2등으로 밀려버렸다. 우리 윤이가 무얼 잘못했는가? 오히려 전교 2등, 반에서 1등을 한 것이 자랑스럽고 잘했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결과 못지않게 과정에서 정직하게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직 초등학생이니 공부하라는 압박을 가지지 않았다. 앞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가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공부하라는 소리를 들을텐데 미리부터 내성을 길러주고 싶지 않았고, 공부를 채근하지 않았던 더 근본적인 이유는 자기자신의 주인으로 행동을 하고 동시에 공부를 즐겁게 하도록 만들어쥬고 싶어서였다.

회초리를 옆에 끼고 문제풀이를 시키고 공부를 시키면 그 순간은 잘 할지는 모르지만 오래 가지는 못한다. 성과도 스스로 즐기며 공부하는 자를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다. 지금 내가 일에 미쳐서, 좋아하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업무에 몰입하고 매일 밤 늦도록 칼럼을 쓰고, 카페를 관리하고, 카페나 메일로 오는 질문에 답글을 다는 모습을 솔선수범하여 가감없이 보여줌으로써 내 자식들도 애비처럼 인생을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하여 즐겁게 살라고 가르쳐주고 싶었다.

다행히 애비 의도대로 잘 적응해나가면서, 공부를 재미있어 하는 쌍둥이들이 대견하고 사랑스럽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재윤 : "아빠 아빠~~기뻐해주세요"

나 : "무슨 일인데 그리 호들갑이니?"

재윤 : "아빠! 제가 이번 중간고사에서 평균 99점으로 전교에서 일등났어요. 딱 한 문제를 틀려 올 100점을 놓쳤어요. 억울해 죽겠어요."

나 : "그래, 우리 윤이 정말 잘했다"

재윤 : "아빠~ 약속 잊지마세요"

나 : "무슨 약속?"

재윤 : "아시잖아요? 시험 잘 보면 용돈외 특별성과급 주시기로 약속하셨잖아요. 전체 1등은 15,000원, 반에서 1등은 10,000원, 과목당 100점이면 1000원씩...합계 28,000원이예요"


작년 9월부터 매월 기본용돈으로 월 만원씩 주기로 쌍둥이들과 결정을 하면서 이와 별도로 특별성과급 조건을 내걸었다. 즉, 학년 전체 1등은 15,000원 반에서 1등은 10,000원, 반에서 2등은 5000원, 그리고 과목당 100점이면 각각 1000원씩을 내걸었는데 이번에 재윤이가 전체 1등, 반에서 1등 네 과목 중 세 과목에서 100점을 받아 특별성과급을 싹쓸이하게 되었다.

나중에 재윤이에게 조용히 물었다.

나 : "윤아, 선생님께서는 뭐라 하시더냐?'

재윤 : "선생님께서 신기하시데요. 제가 1학기 중간고사에서는 반에서 3등, 기말고사에서 반 1등을 할  때만해도 신기했는데, 이번에는 또 다시 6학년 전체에서 1등을 한 걸 보시고는 너 참 신기하구니 그러셨어요"

나 : "그래, 그건 아빠도 그래. 이번 중간고사 문제가 많이 어려웠니?"

재윤 : "몇 문제는 어려웠어요. 대부분 친구들이 그런 문제에서 많이 틀렸어요"

나 : "재윤이는 엉뚱한데가 많아서 잘 썼구나. 다른 친구들은 달달 외워서 쓰는데 외워서 쓰는 문제는 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쓰기가 어렵지. 그런데 재윤이는 답을 잘 쓴 비결이 뭐니?"

재윤 : "저는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왜 그럴까?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외워서가 아닌 생각을 많이 하고 쓰니 당연히 답을 잘 썼죠"

나 : "그렇구나"


재명이와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 : "명아, 성적이 나왔니?'

재명 : "네, 수학은 100점이예요. 사회와 과학은 96점인데 국어를 86점을 받는 바람에 평균이 94.5점이예요"

나 : "그럼 반에서 몇등이니?"

재명 : "반에서 2등이나 3등 할꺼예요"

나 : "그래도 수학을 100점 맞은 건 대단하다. 잘했다 우리 명이. 다음 기말고사 때는 아빠가 우리 명이 실력발휘 기대해도 되지?"

재명 : "네"

내가 녀석들에게 의도했던 바가 바로 이런 것들이었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도 들어주고, 무엇을 해달라고 요구하면 서로 토론하여 논리적으로 아빠를 설득해서 내가 수긍을 해야만 들어주곤 했다. 무조건 '공부해라' 보다는 '너희는 유전적으로 엄마, 아빠의 가장 좋은 면을 받고 태어났으니 세계의 리더가 될 수 있다', '숙제와 공부는 끝내놓고 놀아라', '우리 가족은 각자 역할에서 충실하지 못해 서로 짐이 되지 않도록 하자' 하며 잘한 점은 잘한 부분을 찍어 칭찬해주고, 격려하고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자율성을 최대한 인정해 주었다.

강제로 하는 공부는 효율성이 높지 못한다는 것, 애비가 일을 즐기며 하듯 공부도 즐기면서 하도록 해준 효과가 이제야 서서히 나는 걸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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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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