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 비가 한바탕 퍼붓더니 이내 햇볕이 난다.
요즘 우리나라 기후가 예년과는 확연히 다르다.
지난 6월 26~29일 대만을 다녀왔었는데 마치 대만의
아열대성 날씨와 매우 흡사하다.
대만도 습도가 높아 후덥고 멀쩡하던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고 소나기가 내린다. 비가 내린 뒤에는 다시 습기가
지열과 힙해져 습도가 매우 놓아져 거리를 걸으면
숨이 턱 막힌다.
어젯밤 늦은 시간까지 TV로 범죄도시4 영화를 시청했다.
마동석의 몸으로 하는 액션연기는 압권이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늦은 아침을 먹고 늦으막히 점심무렵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에 걸어서 출근하여 오늘은
주역의 고(蠱)괘를 읽는다. 고(蠱)괘 64괘 중에서 18번째 괘이다.
고(蠱)는 벌레이니 곡식이나 벌레가 질그릇 안에 가득하다는
말이다. 괘 모양은 산풍고(山風 蠱)이다. 산아래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형상이다.
간부지고(幹父之蠱)라는 사자성어가 눈에 들어온다.
아버지의 잘못을 바로잡는다는 것은 자식이 앞장서서 죽은
아버지의 실책을 파악하고 고친다는 뜻이다. 이를 조직으로
확대하면 후임자가 전임자의 잘못을 파악한 후 시정할 것은
시정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부응한다는 것을 말한다.
선대, 아버지가 한 일이 모두 잘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래도 아버지이기에 아버지를 욕보이는 결과가 될까봐
두려워 안주하며 감히 건드릴려고 하지 않는다.
부모가 했던 잘못을 모르는 척 하며 외면하고 묻어둔 채
넘어가면 가족들이 수치를 당하고 결국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허물이 드러나 아버지에게 그 허물이 보태지게 된다.
내가 잘해야 부모의 허물도 덮어지고 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는
칭송을 듣는다. 특출난 창업가 밑에서 성장한 기업이
2세, 3세로 이어져 내려가며 혁신을 게을리하여 수성에
실패하는 이유이다.
시대와 상황이 변했으면 현실에 맞게 수정해나가야 한다.
이를 일러 주역 계사하전(繫辭下傳)에서는
'궁즉변(窮即變), 변즉통(變卽通), 통즉구(通卽久)'라고 하였다.
모든 것은 궁극에 이르면 반드시 변하게 되어 있고,
변하면 그 무엇과도 통하게 되며,
한번 통하면 그 선상에서 영구하게 된다는 말이다.
나도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했던 언행들을 분석해보면서
좋았던 점은 배우고, 좋지 않았던 것은 반면고사로 삼아
닮지 않으려 한다.
내 후대는 나를 넘는 자식들이 계속 나와 나보다도 더
계속 발전해야 한다.
김승훈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장(제1호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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