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훈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이야기 제1937호(20130214)

세상을 살다보면 누군가는 그 일을 꼭 해야만 할 때가 있습니다. 그

누군가가 그 일을 하지 않는다면 전체가 피해를 보는 상황에 직면하

게 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그 일을 맡아서 하려고 나서게 되면

시간은 물론 때론 비용이 수반되기에 선뜻 나서기를 꺼리고 대신 누

군가가 해주겠지 하면서 서로 쳐다보며 미루게 됩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주인이 없는 무주공산

과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2010년말 사내근로복지기금조성

액은 무려 6조 700억원이라는 아주 큰 금액의 자금입니다. 자연히 탐

내는 집단들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어제 사내근로복지기금이야기 제

1936호에서 이야기한 대로 2003년에는 노총에서 노동연대기금으로 사

용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여 2005년에는 주무관청이었던 노동부 주관의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노동계를 대표해서 양대노총, 재계를 대표해

서 경총과 전경련,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 그리고 학계에서는 몇몇 대

학의 교수님들이 참석하였습니다.

 

전체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인을 대표하여  그때 제가 참석을 하였는데,

그날 회의 내용은 놀랍게도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저소득계층을 위한 사

회연대기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토론하려는 자리였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엄연히 법치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

법이 있는데 대체 무슨 명분으로 기업들이 수년간 어렵게 조성해 놓은

사내근로복지기금을 강탈하다시피하여 사회연대기금으로 사용한다는

것입니까? 그런 성격의 지출이라면 공공복지기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것

이 맞지 않습니까?"

라며 강력한 반대 발언을 하여 그 자리에 참석한 대다수 분들이 제 말에 공

감을 얻어, 그날의 회의는 없던 일로 하기로 결론을 내리게 되었었습니다.

 

제가 간간히 사내근로복지기금실무자 교육에 나서게 된 것도 사내근로복

지기금이 잘못 운영되어져, 공금횡령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면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어 자칫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그러

면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에 대한 존재가 위협받고 그렇게 되면 근로자의

복지는 줄어들기 때문이었습니다.

 

무릇 사람은 뜻을 가졌으면 80%의 본인의 노력과 고통을 감내하여 그 어떤

것을 이룬 다음 나머지 20%의 요행을 바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증인법시행령상 의사록인증제외대상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제외시

켜 이사변경 등기시 협의회위원들의 인감증명서 제출을 하지 않게 하여

공증료를 절감시킨 점, 사내근로복지기금이 종업원대부시 인지를 첨부하

지 않아도 되게끔 제도를 바꾼 점, 지방세법상 법인균등할주민세를 등기

부 등본상 기본재산에서 50,000원으로 정액으로 예규를 바꾼 점, 이사 임

기를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게 하였고, 감사를 등기대상에서 제외시켜

업무를 간소화한 점과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지도감독관청이 노동부와 지방

자치단체로 이원화하여 두군데에서 지도감독을 하게 될 뻔 했는데 제가 운

영하고 있는 기금실무자 카페를 통하여 서명으로 이를 막은 점, 사내근로복

지기금 수혜대상을 고용보험법상 근로자(취업의사를 가진 자)로 확대하려

했던 시도를 모든 사내근로복지기금실무자들에게 알려 이를 막은 일 등등, 

그동안 법령과 예규들을 우리 기업과 근로자의 복지 실정에 맞도록 앞장서

서 바꾼 사례는 다 헤아릴 수 없을만큼 무수하게 많았습니다.

 

 

사실 현실적으로 이제는 저도 힘에 부대끼기도 합니다. 저는 사내근로복

지기금법인 소속 직원이다보니 늘 "을"의 위치이기에, 소속해 있는 KBS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일이 우선적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늦은 시간과 휴일

에도 시간이 촉박한 업무들은 언제나 기일 내에 마무리 하는 것은 우선적

으로 행하여야 함이 당연하기에 감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내근로복지기금교육은 제 본연의 업무의 연속으로 생각하여

카페에 올라온 질문 글에 대한 답변, 그리고 때때로 강의를 통하여 질높은

정보들과 각 회사마다 조금씩 다른 복지에 관한 새로운 내용과 업무들을 

상세하게 알 수 있다 보니 자연스레 이런 정보들을 통하여 긍극적으로는

제가 소속해 있는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인을 활성화시킴은 물론 타사의 사내

근로복지기금 실무자들과 끈끈한 교류를 통하여 이 제도를 발전 시킬 수 있

는 기초가 됨은 물론, 불합리하거나 근로자의 복지를 저해하는 점들은 개선

하고 우리나라의 현재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를 발전시키고자 함입니다.

 

때로는 회사 외부의 일에 나서는 것을 말리려는 견제와 직간접적인 압력을

더러 받기도 합니다만, 더 큰 시야로 기업과 근로자들이 알토란같이 조성해

놓은 사내근로복지기금을 발전시키고 지켜서 근로자들은 보다 나은 복지를

누림으로써 기업측에서 보면 건강하고 행복한 직원들이 당연히 회사에 충성

하여 열심히 일에 임하게 되면 생산성 향상이라는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습니

다. 물론 세제혜택을 받는 것도 큰 이득입니다. 결코 노력없이 알찬 과실을

얻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더 큰 시야로 큰 산을 보는 눈을 가지고서 배려와

동반성장이 필요한 때입니다.

 

카페지기 김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