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사현정(破邪顯正)" -

<교수신문>이 총선과 대선이 있는 올해 2012년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정했다고 합니다.

'파사현정'은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
는 뜻으로 불교에서 나온 용어라고 합니다.
즉, "편법, 꼼수는 가고 정의가 바로 서며 거짓과 탐욕,
불의와 부정이 올해에 반드시 사라지길 바라는 변화와
희망의 뜻이 담긴 사자성어라고 합니다.

나라가 망하고 있는 순간에 경종(警鐘)을 울려야
함에도 오히려 그 종마저 깨어 훔치고자 제 귀만
막으면 아무도 모를 줄 알고 종을 내리친다는 2011년
엄이도종(掩耳盜鐘)이라는 사자성어에 이어 올해에는
새 희망과 강력한 변화를 기대한다는 뜻이 담겨진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정했다는 것입니다.


- "요순시대" -

고대 중국 역사상 가장 살기 좋은 태평성대를 구가
했다는 시대가 이 '요순시대'입니다.
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과 더불어 그 요순시대의
이야기를 하나 해 보겠습니다.

요임금이 민정시찰을 나갔을 때 이야기입니다.

만백성이 길가에 부복하여 왕의 행렬에 마음으로부터
박수를 보내고 왕에게 무한한 존경과 복종의 뜻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튀는 기현상이 하나 나타났습니다.
길가 뽕밭에서 뽕을 따는 여인이 부복은 고사하고,
왕의 행렬에 눈도 돌리지 않고 열심히 뽕만 따고
있었던 것입니다.
한 마디로 왕의 권위 따윈 알 바 없다는 일종의 배반
행위였습니다.

"어가를 멈춰라!"

왕명에 따라 천지를 흔들던 악대도 음악을 중단하고,
화려한 행렬도 제자리에 멈춰 섰습니다.

"어떤 놈이라고 생각하는가?"
"친위대장이 촌구석의 뽕 따는 무식한 여인인 줄
아뢰옵니다. 소신이 가서 확인을 하고 오겠습니다."

왕의 눈에는, 여인의 뒤태가 너무나 아름다워 거의
환상적이었습니다.
선녀가 아니고선 어떻게 저리도 곱고 매혹적일 수가
있단 말인가?

"아니다. 내 좀 걷고 싶던 차에 잘 됐다."

왕이 직접 뽕을 따는 여인에게로 걸어갔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왕이 왔는데도 여인은 돌아보지도 않고
계속 뽕만 따고 있었습니다.
이런 건방진 태도에 왕은 은근히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너는 나의 백성이 아니란 말이냐? 왕이 너에게 왔다.

그때서야 이 여인이 몸을 돌려 정중히 목례를 했습니다.
그 순간 여인을 바라보던 왕은 크게 실망 했습니다.
그 어떤 권문세가의 영애라도 왕이 손만 잡으면 왕의
것이지만 이 여인은 통 그리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인의 얼굴에, 보기에도 민망한 혹이 달려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왕은 슬그머니 객기가 발동했다.

"그래, 만백성이 짐을 우러러 경의를 표하고, 땅에
부복하여 순종의 뜻을 보이거늘, 너는 어쩐 연고로
부복은 고사하고 아예 오불관언(吾不關焉) 한단 말이냐?"
그러자 이 여인의 입에서 참으로 당당하고 또렷한 답이
흘러나왔습니다.

"하늘 아래 왕의 땅이 아닌 곳이 없고, 땅 끝까지 왕의
신하 아닌 자가 없습니다. 어지신 왕에겐 동서남북의
어느 백성이고 심복치 않은 자가없습니다.
만백성의 어버이에게 부복하는 일만이 경의가 아니고,
부모의 뜻에 따라 소임에 충실함이 더 충성스러운 일이
아니겠사옵니까?"
(普天之下 莫非王土 莫非王臣, 東西南北無思不服)

"부모가 뭣이 그리 대단해?"
"은혜가 무한하여, 자손은 영구히 받들어야 하고, 효는
만행의 근본이며, 모든 선행 중에서 으뜸인데, 군왕이
마땅히 그 모범을 보이셔야 하거늘, 어찌 이를 탓하려
하시옵니까?"
(孝卽 萬行之本,惠我無疆 子孫保之, 百善爲孝先)

이 말에 왕은 감탄하여 절로 미소가 피어올랐습니다.

'요것 봐라. 날 가르치고 있다.
햐! 고것 참 기이하구나! 하하하...'
왕은 첫 번째 질문에서 크게 감탄하여 두 번째 질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넌, 얼굴에 혹이 달려 창피하지 않으냐?"
"신체발부는 하늘이 부모님을 통해 주신 은사이오며,
하늘의 뜻은 삼라만상을 다스리는 것이 온데, 어버이신
왕께서 어쩐 연고로 소녀의 생김새를 조롱하시옵니까?
인간의 도로써 인간을 다스려야 하고,(以人治人)
외양보다는, 내면의 진실을 존중해야 하는 줄 아옵니다."

왕은 더욱 놀라, 신하 중에 이런 어질고 현명한 신하가
많았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내친 김에 엉뚱한 질문 하나를 더 해봅니다.

"내 너를 내 왕비로 삼고 싶다. 날 따라가겠느냐?"

이 말에 여인은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백성들에게 학문보다는 예를 먼저 가르치셔야 하고,
재리보다는 도리를 먼저 가르치시는 것이 군왕의 도라고
생각하옵니다.
대왕께서 그럴 뜻이 있으시면 나라의 질서를 지키시고
예도를 가르치시기 위해, 당연히 먼저 양친의 동의를
구한 다음, 혼서를 보내시고 예법이 정한 바에 따라,
가장 모범이 되는 절차를 준행함이 마땅한 줄 아온데
어이하여 소녀를 노상납치하려 하시옵니까?"

이 말까지 들은 왕은 크게 감탄했습니다.
실로 말씨름에서, 왕이 패한 기분이 들 정도라 어안이
벙벙해진 것입니다.

이 넓은 하늘 아래 누가 감히 왕인 나에게 이런 이치에
맞는 유식한 도리를 당당하게 말해 줄 수 있단 말인가?
그런 의인이 내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꼬?
여인에게 빠져듦이, 마치 때 맞춰 내리는 단비처럼
매 마른 대지를 적심 같도다.(心入人也 如時雨之潤)

이 노변의 삼문(三問)이야 말로, 요임금이 한 민정시찰의
가장 큰 성과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왕은 예법에 따라 청혼을 하고 혼서를 보냈습니다.
만백성이 우러러 경축하는 결혼 일에 왕비의 가마가
왕궁에 도달하던 날, 수많은 신하들과 궁녀들이 흥분
하며, 왕비가 얼마나 대단한 미인일까 궁금증이 불타
올랐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마문이 열리자 왕비를 첨 본 궁녀들의
입가에는 조소의 미소가 피어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조소의 미소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마에서 내린 왕비는 무수한 시종들 앞에서
팔을 둥둥 걷어 올리고 주방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궁녀들이 더욱 비웃으며 말렸습니다.
그러나 왕비는~

"난 왕의 아내다. 내 손으로 왕께 진지를 해드리는 게
도리이다. 저리 물러서라."

그렇게 왕의 수라상을 준비한 다음에 사치스러운
궁녀들의 복장과 경박한 행동을 지적하며 명령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부턴 백성들보다 사치하는 자는 그냥 두지 않겠다.
농어촌의 선량한 부인들보다 잘 먹거나 더 개으른 자는
용서하지 않겠다. 백성들의 어버이신 왕을 섬기는 자들이,
백성들보다 예와 도리가 모자라면, 어떻게 왕께서 바른
정치를 하실 수 있단 말이냐?"

왕비의 엄숙하고 단호한 질책을 받은 궁녀들의 비웃던
입이 모조리 놀란 조개처럼 굳게 다물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나라의 질서와 도덕이 하루가 다르게
바로 서고 꽃피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궁중이 달라지고 대신들이 달라졌습니다.

공직자가 달라지니 백성이 금 새 달라져 나라엔 도둑이
없어지고 세상인심이 어딜 가나 풍요로워 졌습니다.
그리하여 이 위대한 여인이 요순시대의 태평성대를 창조
하는 불가사의의 기적을 낳았습니다.
왕으로부터 촌부까지 백성은 하나같이 바른 사고와 예를
지켜 온 천지가 높은 수준의 도덕사회를 이루었습니다.

먼 훗날 왕비가 돌아가시자 온 나라의 백성들과 왕은
크게 목 놓아 엉엉 울었다고 합니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호호백발의 노인들까지,
높은 신하에서부터 저 눈먼 땅의 무지한 노동자까지,
모든 백성이 땅을 치며 울었다는 것입니다.

왕비의 은덕을 높이 기리고 사모하는 백성들 중엔 서거
소식에 너무 충격을 받아 쓸어 지거나 식음을 폐하여
굶어 죽은 자가 부지기수였다고 합니다.


- 다 함께 희망의 꽃씨를 뿌리고 가꿔요 -

하지만 우리는 지금 21세기 첨단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불통과 불신 속에서 엄이도종(掩耳盜鐘)이나
말하고 파사현정(破邪顯正)을 희망하는 참으로 한심한
지대에서 서로를 탓하며 살고 있습니다.

부디 2012년 임진년 새해에는 사람 사는 예와 도리가
강물처럼 흐르고 꿈과 희망이 들꽃처럼 만개하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이 되도록 우리 다 함께 희망과 변화의
꽃씨를 뿌리고 가꿔요.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제가 존경하는 회사 조훈부장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부장님께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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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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