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에도 적은 있습니다.
전진의 황제 '부견'은 평민출신의 '왕맹'을 재상으로
삼아 중국의 북방을 통일했습니다.
부견은 선량하고 도량이 넓은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포로가 된 적일지라도 의심하거나 차별하지 않고
선비족 '모용수'(現 KBS방영 광개토태왕-후연 황제)와
강족의 수장 '요장'과 같은 이들에게도 높은 관직과
권력을 나누어줬다고 합니다.
이런 부견을 보고 재상이던 왕맹은 늘 걱정을 하면서~
"황상은 항상 어짊으로만 사람을 대하시는 듯합니다.
하지만 적과 나는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나라의 적은 진나라가 아니라 나라안으로 들어와
있는 선비족과 강족들입니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그들의 수장이 조정의 요직에
앉아 권력을 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이 변심하면 나라는 곧 위기에 빠지고 맙니다."
하지만 부견은 '진심은 통하는 법'이라며 이러한 왕맹의
간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왕맹이
죽은 후에는 모용수와 요장을 측근에 두고 더욱 신임
하였다고 합니다.
'비수전쟁'이 끝나고 부견이 낙양으로 피신하자 미처
비수에 도착하지 못한 대군은 뿔뿔이 흩어지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러자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한 모용수는
본격적으로 야심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황하 이북에서 반란이 일어났다는 것을 이유로 자신을
그곳으로 보내달라고 청했던 것입니다. 물론 그를 의심
하지 않았던 부견은 흔쾌히 출병을 허락하면서 감사를
표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손쉽게 황하로 나온 모용수는 즉시 연나라에 살고
있던 선비족 유민들을 불러 모아 후연을 창건해버립니다.
그리고 그 후 관중으로 옮겨 온 선비족은 모용수의 지도
아래 서연제국을 건립합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부견이 강족의 수장 요장으로
하여금 서연을 정벌하도록 명했지만 비참하게 패퇴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얼마 후 요장도 역시 반란을 일으켜
후진을 창건해 버립니다.
이렇게 선비족과 강족의 반란으로 전진은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수도 장안이 포위되고
결국 사로잡힌 부견은 후진을 세운 요장에게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비록 요장 앞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었던 부견
이었지만 한 가닥 희망만은 버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20년 전 큰 죄를 짓고 사형장으로 끌려가던 요장을 살려
준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견의 기대와는
달리 요장이 옥새를 요구하며 계속 모욕을 주자 분노가
치오른 부견이 오장에게 배은망덕한 놈이라며 꾸짖었고
그 결과는 죽임으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역사를 보면 이렇게 사람을 잘못 믿어서 일을 그르쳤던
예가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고들
하는 것 같습니다. 어쩜 사람의 외면에 나타나는 감정이
대부분 꾸며졌기 때문이리라 봅니다.
특히 복잡한 환경에 처해 있는 사람의 경우 그 마음을
판단하기는 더욱 힘들 것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만남이 아닌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과의 만남은 처음부터 그 사람의 내면까지
정확히 관찰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국가나 정당, 또는 기업 등의 큰 조직의 리더
일수록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의 내면까지 통찰할 수
있어야 인재를 등용하는데 실수를 하지 않고 그 조직을
망치지 않고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피아(彼我)를 구분해야겠습니다.
신자유주의 무한경쟁의 현실에서 자본은 이제 사람보다
더 영특하고 국가나 민족의 개념을 이미 초월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 자본가 이거나 그 자본 안에 편입된 하수인
으로부터 애국이나 애민을 기대하는 것은 차라리 활을
쏘아 별을 따겠다는 참으로 어리석은 망상일 뿐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투기자본의 뒤에 숨어 수익률만 쫓는 현대판 모용수와
요장에게 염치를 바라는 것 또한 순진한 망상입니다.
그들은 때와 장소, 방법을 불문하고 그들의 목표인
자본수익률만 추구하는 투기자본 그 자체이며 하수인일
뿐이라는 것을 인식해야겠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향해 국가나 민족의 개념으로 '우리'
일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은 아예 버리시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은 1%미만의 투기자본과 한통속에서 끼리끼리의
탐욕만 추구하는 패거리이며 절대로 '우리'와 함께 할
그 어떤 이유도 갖지 않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에서는 다수의 '우리'가 천심이고 황제(부견)
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 황제(부견)처럼 마냥
'그럴 리 없다'는 한가한 생각에 빠져 방심하는 이가
많은 것도 현실입니다.
하지만 투기자본의 패거리들은 늘 이런 기회를 노리며
그들만의 탐욕의 세를 더욱 키워갑니다.
투기자본 그리고 그 뒤에 숨어 있는 하수인들...
그들로부터 진심이 통하기를 바라면서 그들이 꿈꾸는
자본 갈취의 속내를 진정 읽지 못한다면 과거 전진의
황제 부견이 모용수나 요장의 흑심을 간과하다 결국
비참하게 당한 역사와 다를 것이 없다 하겠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환경만 바뀌었지 사람이 사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왕맹의 충언을 속 좁은 얘기로만 치부하다
결국 최후를 맞은 부견의 때 늦은 후회를 결코 돠풀이
하는 실수를 우리는 이제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여기에서 '왕맹'의 충언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봅니다.
"황상은 항상 어짊으로만 사람을 대하시는 듯합니다.
하지만 적과 나는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나라의 적은 진나라가 아니라 나라안으로 들어와
있는 선비족과 강족들입니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그들의 수장이 조정의 요직에
앉아 권력을 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이 변심하면 나라는 곧 위기에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이제~
-당시 황상(부견)은 현재 재민주권의 우리라 하고~
-적은 국제 투기자본이라 하고~
-선비족과 강족은 협조자라 하여~
성찰해 보면 나와 적을 파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부디 눈을 크게 뜨고 피아(彼我)를 구분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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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회사 조훈부장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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