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이랜드그룹이 발표한 2011년부터 매년 회사 순이익의 10%를 적립했다가 정년퇴직자들에게 나누어주는 '은퇴기금'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발표는 부러움과 신선함과 함께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가 안고 있는 아쉬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일단은 회사가 이익의 일부를 직원들을 위해 적립하고 퇴직시에 나누어준다는 발상 자체가 국내에서는 최초이고 여타 회사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이고 또 다른 성과보상제도의 출현이기에 긴장이 됩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많은 고민 속에 태동한 제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랜드그룹은 패션업계의 인재사관학교와 같았습니다. 이랜드그룹 측으로서는 힘들게 수년간 많은 교육투자를 하여 인재를 양성시켜놓으면 경쟁업체로 이직을 해버리니 힘이 빠질만도 합니다.
 
평생고용의 신화가 무너진 마당에 보다 좋은 조건을 찿아서 이직을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시대의 흐름이지만 당하는 기업측에서는 억울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서 고통 속에서 태어난 산물, 즉 제도가 '은퇴기금' 프로그램입니다. 기존의 기본급과 성과급을 최고 25%까지 인생하고 업적급을 신설해 인사고과가 좋은 직원들에게는 기본 급여의 최대 17%까지 추가로 지급하도록 한 것은 우수한 인재의 유출을 막고 묶어두기 위한 고육지책의 산물인 셈입니다.

이랜드그룹의 '은퇴기금'을 지켜보면서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의 취약점을 보는 것만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는 성과배분제도의 일종으로서 근로자들이 회사에 다닐 때는 혜택을 받지만 막상 회사를 퇴직한 이후에는 배당이 금지되고. 수혜대상에서도 제외됨으로써 피땀으로 조성한 기금원금을 고스란히 회사에 남겨주고 퇴직하게 되고 그 열매는 새로 입사하거나 재직중인 후배들이 취하게 되는 전형적인 유산과도 같습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가 발달된 회사에 입사하는 근로자들은 선배들의 노력으로 조성된 기금제도에 무혈입성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어 회사로서는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 자체가 우수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이자 무기인 셈입니다. 향후 취업시장에서는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 설립유무, 기금조성액 규모 차이에 따라 기업의 선호도가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근로복지기본법 전부개정을 논의시 회사의 대대적인 인력구조조정으로 인해 회사에 재직중인 근로자들이 대량으로 해직시는 기금원금의 일부를 분배해줄 필요성이 있다고 강력하게 건의를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할 것입니다. 힘들게 기금을 조성해놓고 회사를 떠나면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는 제도, 구조조정되어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은 고통스럽지만 회사에 남은 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회사를  떠난 근로자들 몫까지 기금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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