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10월 14일) CFO아카데미 주관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영실무' 1일차 교육을 마치고 아지트인 교육장 근처 호프집 굼뱅이로 향했다. 내가 진행하는 이틀과정 중 1일차 교육을 마치면 늘상 이런 호프타임을 가져왔다. 물론 비용은 내가 모두 쏜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던 중 30대 초반의 한 남자수강생이 나에게 불쑥 말한다.
"차장님은 이렇게 열심히 사시니 정년퇴직때 까지는 걱정없이 회사를 다니실 수 있겠네요. 좋으시겠어요"
"정년퇴직이요? 그렇게 되도록 해야죠..."
정년퇴직이라는 말에 감자기 머리가 멍해진다. 정년퇴직? 그러고보니 회사 사규상 정해진 정년퇴직까지 계산해보니 앞으로 8년 8개월 하고도 15일이 남았다. 그런데 왜 정년퇴직이라는 말이 이리 낯설까? 나에게도 언젠가는 닥칠 사항인데 나는 지금 정년퇴직이라는 단어를 별로 의식하지 않고 살고 있다. 평생직업의 시대인만큼 정년퇴직이 내 삶에서 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나는 오래 전부터 정년퇴직 이후먹거리를 고민해 왔다.
내가 현재 다니는 직장이 내가 정년때까지 내 자리를 계속 자리를 보장해 줄 수 있을까? 지금 회사가 내 정년퇴직이 도래하는 그날까지 과연 존재할 수는 있을까? 솔직히 그렇다고 100% 장담하기 힘들다. 기업환경이 너무도 빨리 변하고 있고, 또한 지금같이 지출이 수익금을 훨씬 상회하는 손익구조하에서는 당장 내년이 어찌 될지도 불투명하다. 회사도 어려운데, 내 업무처리능력까지 받쳐주지 않는다면 내 앞에 펼쳐질 상황은 너무도 뻔하지 않겠는가?
나를 보고 정말 열심히 열정적으로 산다고들 말한다. 회사 일에, 싱글대디로 쌍둥이자식을 챙기고, 쨤을 내어 글을 쓰고, 카페를 관리하며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들을 교육시키고, 책도 집필하고, 부지런히 세미나 쫓아다니고... 쌍둥이자식들이 이제 중학교 1학년이고 집 장만도 하지 못한 체, 빚에 허덕이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이 나는 분발하게 만든다. 이런 절박함을 앞에 놓고 태평하게 시간을 보낼 사람이 관연 몇이나 될 것인가?
남들이 6시간을 잔다면, 나는 4시간을 자며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해야 불리한 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사람 수명은 갈수록 늘어가는데 늘어난 노후만큼 정년퇴직 이후에도 계속 안정적인 수입원을 만들어 놓아야 삶을 풍유롭게 보내지 않을까? 또한 '내일 당장 내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면 나는 어찌 될까?', '내 가족 중에 큰 경제적인 지출을 수반하는 어려움이 닥친다면 나는 어찌 대처해야 하나?' 등 나에게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면 잠시도 여유를 부릴 수 없다. 부족함은 노력으로 채워가는 수 밖에~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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