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야근을 마치고 회사를 출발한 시간이 밤 10시 30분, 하늘을 보니 비는 오지 않을 것 같다. 종종걸음으로 걸어서 9호선 국회의사당역을 가서 지하철을 타고 당산역까지 가서 일산행 830번 버스를 탄다.  당산역에 내리면 일산을 가는 버스는 9707번, 870번, 871번 좌석버스도 있지만 모두 능곡역 앞을 거쳐가기 때문에 가장 빨리 일산신도시 마두역까지 가려면 비록 자리는 없어 서서가야 하지만 830번 좌석버스가 딱이다.

양화대교를 진입하자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강변북로를 들어서니 제법 굵어진다. 성산대교 밑에 이르니 앞이 안보일 정도로 쏟아진다. 요즘 날씨는 왜이리 변덕스러울까? 그나저나 우산을 사무실에 놓고 나왔는데, 이를 어쩐담~

나이를 먹어가면서 내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필요이상의 걱정은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달리는 차안에서 우산을 사무실에 놓고 나왔다고 발을 동동 구르고 속상해한들 변하는 것은 없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마두역에 내린 다음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별 내가 취할 행동을 염두해두고 그대로 하면 실행하면 되는 거지. 그냥 차를 타고 가는 과정에서는 그 상황을 최대한 즐기기로 했다. 늦은 밤 11시 10분,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질주하는 심야 좌석버스 안에서 느끼는 속도감이나 제한속도까지 놓고 달리는 스릴도 괜찮았다.

비가 계속 내린다면, 첫째는 정류장에서 잠시 기다렸다 비가 그치면 가는 방법 둘째는 택시를 타고 사는 방법, 세번째는 근처 편의점에 들려 우산을 하나 사가지고 가는 방법이 있다. 비가 그친다면 그냥 마을버스를 타고 가면 되고....내 머릿속에서는 이미 버스에서 내릴 때 상황에 따른 단계별 행동요령을 정해놓으니 이내 마음이 편해진다.

다행히 마두역 버스정류장에 내리니 비가 그쳤다. 살다보면 이렇듯 멀쩡한 날씨가 예기치 않게 비가 내릴 수도 있고, 순탄하게 진행되던 일도 마가 끼고 궂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좌절하지 말고 그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을 하면서 피해를 최소화시켜가며 즐기며 살아가는 거다.

열정은 좌절의 씨앗이 자랄 여지를 주지 않는다. 흐린 날이 있으면 반드시 개인 날이 있고, 고생이 다하면 좋은 일도 생기겠지 뭐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사는거다. 어차피 우리네 삶은 길흉화복이 뒤섞인 속에서 살아가야 하지 않은가? 하늘이 나만 골라서 불행을 몽땅 주지는 않을 것 아닌가? 불행을 주면 반대급부로 뭔가를 주시겠지 하는 느긋함으로 살다보면 좋은 일도 생기겠지.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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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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