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자적(悠悠自適)의 삶은 누구나 동경하지만 아무나 실천할 수 있는 경지는 아니다. 넉넉한 도량을 가져야만 즐길 수 있는 게 여유라는 점에서 우리는 고대 문인들에게 한참을 배워야 하다. 그들은 자연을 품고 때론 자연에 기대며 음풍농월(吟風弄月)하는 맛과 멋을 잘 알고 또 실천했지만, 요즘의 우리는 도무지 그런 걸 기대할 수가 없다.
여유를 모른다고 탓만 할 수도 없는게 또 현실이다. 휘몰아치는 경쟁 속에서 어느새 여유는 도태나 패배의 동의어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어쩌다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지더라도 늘 전전긍긍하는 일상과 마주치다보니 오히려 '여유 갖기'가 더 어려운 지경이 되어버렸다.
어디 그뿐인가? 자본주의 시장체제는 '여유'도 한낱 소비해야 할 상품으로 둔갑시켰다. 돈이 있어야 여유를 살 수 있는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 된 것이다. 물론 우리의 '소비 강박증'도 한 몫 한다. 소비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많음에도 우리는 늘 돈타령을 하며 그 소중한 시간을 무료와 싸우며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천하를 얻은 글재주》(류소천(劉小川) 지음, 박성희 옮김, 북스넛 펴냄, p.354~355)
오늘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격함 공감이 느껴지는 글이다.
여유롭게, 유유자적하며 살리라 생각하면서도 실천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유유자적하며 살명 왠지 모르게 삶의 도태자나
패배자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었다.
이는 곧 자신감 결여였다.
김승훈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장 (www.sgbok.co.kr)
(제1호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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