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설명절이 끝났습니다. 사실 추석과 이번 설은 불과 4개월 반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선물을 보내기도 부담스럽고 망설여졌습니다. 경기가 예전같지 않아 세뱃돈도 부담스럽고... 그러나 부모님과 어르신들에게는 '내가 조금 더 절약하지' 하는 마음으로 눈 질끈 감고 보냈습니다.

세뱃돈도 마치 근로자들이 받는 봉급과 같고 작년에 주었던 금액 이상을 주어야 만족도가 유지된다는 점에서는 기업복지제도와도 너무나 흡사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선택적복지제도 도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비용증가 부담이라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선택적복지제도는 서양의 카페테리아제도와는 너무도 다른 '변형된 대한민국식 복지제도'라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복지제도에는 구미 선진국에는 없는 학자금지원(유치원, 중고생, 대학생자녀 학자금), 경조비지원, 의료비지원, 개인연금지원, 명절선물, 창립기념품지급 등 온정에 근거한 복지제도가 유달리 많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들이 다 없애면 간단히 해결되는데, 다른 회사들은 다들 주는데 우리 회사만 주지 않을 경우는 종업원들 사기에 큰 문제가 생기고 노조에서는 난리가 납니다. 결국 우리나라 전 기업이 한꺼번 그리고 동시에 행동통일을 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러한 온정에 근거한 기업복지제도들을 과감히 정리하지 못하고(특히 학자금, 경조비) 금액에서 순위에 꼽히지 못하는 몇가지 기업복지제도만 묶어 여기에 추가로 회사 돈을 얹어서 선택적복지제도라고 설계하여 도입하니 재원이 사내근로복지기금이 아닐 경우는 근로소득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어 종업원들은 "그럴 바에는 차라리 현금으로나 주지"하는 핀잔을 듣게 됩니다.

갑자기 세뱃돈 이야기가 기업복지제도와 선택적복지제도로 비약되었는데 세뱃돈도 경기가 어렵다고 현실적으로 깎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사무실 어느 여직원은 세뱃돈 기준으로 나이당 1000원을 곱해서 준다고 하는데 참 현실적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진즉 이런 방법으로 주었어야 하는데 저는 작년에 쌍둥이 자식들에게 2만원을 주었는데 올해 초등학교를 졸업하니 기대치가 더 높아진 상태에서 나이당 1000원 기준을 꺼냈다가 두 녀석들이 펄쩍 뛰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3만원씩을 주고 말았습니다.

세뱃돈을 주는 것은 부모인데, 받는 자식들 눈치를 보아야 하고 주고서도 감사하다는 말도 듣지 못하는 걸 보니 영락없이 '세뱃돈=기업복지제도'라는 유사성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