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쎄니팡 주주들의 심정을 표현하는 말로 '일일이 여삼추(一日, 如三秋 )'

라는 말이 딱 어울릴 것 같다. 하루가 삼년처럼 길게 느껴진다는 뜻이다.

 

나도 하루에도 몇번씩 습관적으로 밴드와 채팅창을 들여다 보게 된다.

새 글이 올라왔다는 빨강불이 있으면 바로 확인해 보게 된다. 스리랑카

국제입찰공고가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도 혹시나

하는 요행을 기대하는 마음이 앞선다.

 

나는 1985년 6월말, ROTC 전역 후 대상그룹에 입사하여 회장비서실에서

기획업무를 시작했고, 1993년 2월에는 KBS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전직하여 싱생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인 운영과 관리를 해왔고,

2013년 11월초 KBS사내근로복지기금을 일반퇴직하고 주식회사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창업하여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37년째 기획업무, 28년째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운영하고 관리를

해오면서 느끼는 경험으로는 스리랑카 계약이 결코 호락호락, 쉽지

않다는 생각이다.

 

첫째, 쎄니팡 사업은 국가 전체 상수도관망을 고압질소를 이용하여

세척하는 사업으로 세계 최초이다. 사업비도 2조~3조원대 거액이다.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스리랑카에서 이런 큰 규모의 SOC사업을 하려면,

계획 수립, 검토기간과 자료 준비, 자료 검증기간만 해도 수년이 걸린다.

 

둘째, 세계 최초라는 리스크이다. 보고 따라 하거나 참고해야 할 매뉴얼이

없다. 언제 어느 때 무슨 상황이 일어날지 모른다. 더구나 상수도관은

지하에 묻혀 있다. 땅을 파보기 전에는 그 누구도 모른다. 돌발상황이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가상의 상황까지

예측하여 상황별 시나리오 작성, 시뮬레이션을 거치게 되므로 그만큼

신중을 기해야 하는 사업이다.

 

셋째, 관련 법령과 규정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상수도배관은 지구 역사

이래 최초의 국가단위 국책 사업이다 보니 기존 국내 법령을 개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쎄니팡 현지법인 설립이나 투자자 투자 건,

계약에 필요한 절차 등이 있을 수 있다. 법령이나 규정은 개정되어야

비로소 효력이 있기에 여기서 의외로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넷째, 장기간의 통행금지기간이다. 스리랑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작년

4월부터 올해 9월말까지 무려 1년 6개월이라는 긴 통행금지기간을 가졌다.

정상적인 공무수행을 했던 이전 상태로 복귀하는 데만 상당기간이 필요할

거라는 판단이다. 보통 1주일만 쉬어도 이전 근무상태로 돌아오는데 며칠이

걸리는데 1년 6개월이라면 빨라야 2~3주는 걸릴 것이다. 회사에서 1년간

육아휴직을 가진 사람이 다시 출근하여 일을 다시 익히는데 한 달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도 스리랑카 국제입찰공고는 이런 불리함을 극복하고 10월말

안에 공고가 이루어지면 대단한 행운이고 성과이다. 오랜기간 기획을 해본

내 추측으로는 최소한 세 번의 미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번째는 수도청 자체 미팅, 두번째는 둘째 상하수도부 미팅, 세번째는

본 사업과 관련된 관련 부처간 미팅이다. 세번째는 상하수도부 뿐만 아니라

관련 부처(재무부, 법제처, 행정관리부처, 등) 관리들이 모이게 될 것이다.

3번의 회의면 3주가 훅 간다. 수도청에서 그동안 자료를 꼼꼼하게 준비하고

챙겼다면 첫번째 미팅은 건너뛸 수 있다. 그러면 두 번이다. 관련된 사람들이

모여 집단지성으로 문제점이나 미비한 사항을 보완하고 돌발상황을 최대한

사전에 예측하여 보완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어제 채팅방에 어느 사람(주주인 듯)은 김대표에게 '양치기소년'이라는 다소

심한 표현을 사용했던데 이번 스리랑카 계약은 스리랑카가 모든 주도권을

쥐고 진행하고 있기에 쎄니팡은 아무런 결정권이 없다. 한국으로 치면 

쎄니팡은 대기업에 물건을 납품해야 하는 중소기업과 같은 을의 입장이다.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 하는 입장인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스리랑카

국가가 한국에서도 인정해주지 않았던 중소기업인 쎄니팡 기술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호의적이고 함께 글로벌사업을 하자고 하는 것은 엄청난 배려이고

특혜이다. 대신에 스리랑카는 글로벌 국가단위 상수도배관세척 사업의 

프로세스와 매뉴얼, 위기별 대처상황 등 무형의 경험을 축적하여 현장 시공

인력과 함께 수출하게 된다. 이것이 앞으로 국력과 경제력을 신장하는데

필수적이고 강력한 무형의 소프트파워이다.

 

내가 아쉬워 하는 것은 한국이 쎄니팡 기술의 본국이면서 이런 엄청난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는 점이다. 후일에 역사가 우리나라와 스리랑카

수도관계자들의 공과를 냉철하게 평가하여 그대로 기록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양비론을 좋아한다.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국가와

잡은 국가로. 그리고 여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들을 모두 기록할

것이다. 역사는 흔적을 남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역사를 두려워하고,

실패를 줄이기 위해 역사를 공부한다.    

 

느긋하게 지켜보자. 그간에 밴드와 채팅창에 올라온 글과 코로나 상황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보면 10월 중으로는 국제입찰공고를 게시하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가져본다. 그래야 연말 안으로 사업자 선정, 착공식까지 가능하고

태국 등 대기하고 있는 국가들과 본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다른 나라들과

2022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사업 시동을 걸 수 있다. 국책사업들은

예산확보가 최우선이므로 연말 연초에 시작해야 성공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고 희망이다. 하도 민감한 시기인지라......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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