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만난 어느 기업체 임원을 만난 자리에서 요즘 인터넷과 TV,
각종 정보매체 영향으로 다들 너무 똑똑해져서 일 시키기가 힘들고,
일이 잘못되면 왠 변명을 그리도 장황하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푸념 겸
하소연을 들었다.
「회사가 아끼는 인재」(왕진링·한바이 지음, 허정희 옮김, 한근태 추천,
올림 발간) 책에 2차 세계대전의 영웅 패튼 장군의 회고록에 있는
글이 생각났다.
"나는 사람을 뽑을 때 이런 방법을 쓴다. 후보 모두를 일렬로 세워놓고
문제를 던져주고 해결하게 하는 식이다. 한번은 이런 문제를 냈다.
'지금부터 각자 창고 뒤에다 참호를 파라. 가로·세로 각각 3피트와 8피트,
깊이는 6피트가 되게 파도록.' 나는 이렇게 지시하고 창문 틈으로 그들을
관찰했다. 후보들이 삽과 곡괭이를 들고 창고 뒤쪽 공터로 갔다.
잠시 쉬는 사이 그들은 내가 이런 얕은 참호를 파라고 한 이유를 놓고
토론을 벌이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이 6피트 깊이면 화포 엄폐호로는
부적당하다고 말하자 다른 사람이 이런 참호는 너무 덥든가 춥다고
했다. 그들이 장교였다면 몸으로 때우는 단순한 일을 시킨다고 투덜댔을
것이다. 마지막에 어떤 사람이 명령조로 말했다.
'빨리 파! 그 늙은 이가 이딴 참호를 파서 뭐에 쓰든 상관 말고!"
패튼은 이렇게 썼다.
"나는 그 친구를 뽑았다. 언제나 나는 이렇듯 구구한 변명 없이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뽑았다."
고등학교 때 내 다이어리에 적어두었던 글이 생각난다.
변명하지 마라,
변명할 말을 생각하지 말고,
변명할 거리를 장만하지 마라.
참 어려운 일이지만 정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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