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 강의를 쉬는 바람에
구두 닦을 일이 거의 없었다.
오늘 모처럼 평소에 신지 않던 구두를 신고 여의도를
다녀오면서 신논현역 부근에 구두를 닦는 길가 구둣방이
보여 구두를 닦으려고 들렸더니, 수완 좋으신 사장님이
구두를 쓰윽 보더니 뒷굽을 갈아야 한단다.
내가 보아도 구두 뒷굽이 아슬아슬하다. 얼마냐고
물었더니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구두 닦는
가격 포함해서 25,000원이고 다른 하나는 15,000원.
금액 차이가 뭐냐고 물으니 재료가 물 건너왔단다.
좋은 걸로 갈아달라고 했더니, 나중에는 깔창까지도
가죽깔창으로 바꾸라고 권한다. '깔창은 나중에요'
하고 넘어갔다. 불과 3년 전, 당시 여의도 오랜 단골
구둣방에서 사장에게 거금을 주고 제일 좋은 깔창이라고
바꿨는데 글쎄 지금 신고 다니는 깔창이 가죽이 아니라네.
순간 여의도 구둣방 사장에게 배신감이 느껴졌으나
구두 닦으러 갔다가 뒷굽까지 갈고 삐까번쩍하는
구두를 신고 연구소로 돌아오니 기분은 좋네.
구둣방 아저씨, 수완만 좋으신 줄 알았더니
구두 닦는 실력도 기똥차게 좋으시네.
강남 바닥에서 구둣방 하실 수완과 실력을 두루
갖추신 듯. 앞으로 단골 될 것 같다.ㅋ
오늘도 길거리 구둣방 경제를 살렸네.
근데 슈퍼에서는 몇백원도 카드로 결재하는데
25,000원이면 적지 않은 금액인데 왜 카드가
안되지? 곧 연말정산하는 달이 다가오는데!!!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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