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하는 착각 중에는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자기 곁에 늘 함께 있어줄 것으로 믿는 것이 있다.
나도 작년 사랑하는 아내가 하늘나라로 가기 전까지만 해도
집사람과 백년해로를 하면서 오래도록 함께 살 것으로 생각했다.
18년 넘게 살면서 이러한 것을 단 한번도 의심해보지 않았다.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고 6개월 시한부삶 선고를 받고서도 다시 병마를 훌훌 털고
일어나리란 믿음은 시종일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막상 허무하게 하늘나라로 먼저 가 버린 뒤에야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나와 함께 내곁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남은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에 있을 때 이전보다 더 잘 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자식을 키우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알았다.
집사람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애들을 데리고 살며 어머니의 마음을 알았다.
오늘 그동안 부모님께 잘해드리지 못한 죄책감과 함께 감사의 마음이 교차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무런 이유없이 내손으로 부모님께 이십만원을 부쳐 드렸다.
인터넷뱅킹을 통하여 송금하려니 받는 사람에게 표시하고 싶은 말을 일곱 글짜로
쓰라기에 그냥 '항상 건강하세요'라고만 썼다.
물론 명절이나 생신 때에 아내가 선물이며 돈을 부쳐드렸지만
내 손으로 감사함과 속죄의 마음으로 송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항상 내 곁에 계실 것만 같은 부모님!
항상 내 곁에서 못한다고 불평하고 잔소리만 했던 아내,
항상 내 곁에서 싸우고 말썽만 피우는 자식들,
항상 내 곁에서 함께 일하는 회사 동료들,
항상 출근하여 일할 수 있는 직장....
소중한 이런 것들이 내 곁에 항상 머물러 주지는 않는다.
떠나고 나서, 보내고 나서
그제서야 소중함을 느끼고 후회하고 애통해 보았자 아무 소용이 없다.
사랑은,
지금 현재 자리에서,
주어진 것을 소중히 지키고 가꾸며 나누어야 한다.
김승훈 200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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