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당신이 하늘나라로 가기전에 같이 근무했던 부서원 박상섭부장과
윤경인씨가 점심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여 나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 당신 상 중에 너무 도움을 많이 주어 식사라도 같이
하자고 했건만 시간이 없다고 차일피일 미루다 1년 하고도 20일이 지난
어제야 겨우 마련된 자리여서 내가 식사라도 대접하려고 나갔습니다.

여의도 별관 뒤에 가서 식사를 마치고 인근 커피숍에 가서 담소를 나누는데,
봉투를 하나 내밀더이다. 작년 당신 발인할 때 같이 참석했던 부서 동료들
네명(박상섭, 윤경인, 신석용, 신승원)이 남겨진 쌍둥이들을 보고 쌍둥이들에게
조그만 도움이라도 주자고 뜻을 모아 1주기때 전해주자고 그동안 1년간
통장에 넣어둔 돈이라며 나에게 봉투를 하나 내밀더이다.

식사도 내가 계산하려는데 했는데 극구 말려 내지 못했지, 커피값도
윤경인씨가 얼른 치렀지 결국 입만 달고 다닌 셈이어서 바늘방석인데
봉투까지 받으니 정말 가슴이 미어지더이다. 아마 당신이 있었다면
계산서를 빼았어서라도 계산했을텐데...

당신이 회사를 떠났는데도 잊지 않고 기억해 주는 것도 고마운데 또
봉투까지 받으니 당신의 그림자가 이토록 컸고 짙은 줄 미처
몰랐었습니다. 박상섭부장이 빚정리는 대충 되었느냐고, 용기 잃지
말고 잘 살라고 하며 쌍둥이자식들 안부도 묻기에 잘 자라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봉투 속에는 네명의 직원 이름과 함께
1,020,219원짜리 수표가 들어 있었습니다.

보통 직원들 경조사 때에도 5만원을 하기가 부담스러운데,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선뜻 내놓은 당신이 근무했던 부서의 동료들이
눈물나도록 고마웠습니다. 부서 일이나, 체육행사, 직원들 애경사에
팔 걷어부치고 앞장서서 일하던 당신의 모습이 너무 생생하다고,
당신하고 일 할 때가 정말 좋았고 그립다고 하더이다.

당신의 육신은 비록 나를 떠났지만 당신이 뿌린 열정과 사랑의 씨앗은
아직도 1년이 지났는데도 내 가슴에 그대로 살아 있으며 나와 우리 자식들을
지키고 있습니다.


2007.12.6.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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