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주 가는 국악카페를 들렀다가 카페를 들렀다가 구음시나위에 발길이 머물렀다.
소리에 박병천, 대금에 박환영, 아쟁은 이태백님이다.
박병천님은 지난달 11월 20일 타계하였으나 '인생은 짧고 예술은 영원하다'는 말처럼
비록 박병천님은 갔지만 그분이 남긴 많은 작품은 시공을 뛰어넘어 지금 이시간에도
생생히 들을 수 있다.
박병천님은 중요무형문화제 진도씻김굿의 굿음악 예능보유자였다. 박병천님의 소리에
대해서는 "박병천의 소리와 장단은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찬사를 들을 정도였다.
박병천님은 시골 외갓집 마을 출신으로 어릴적 시골 마을에서 죽은 사람의 혼백을
위로하는 씻김굿을 할 때 자주 뵈었던 기억이 있다.
'세월아~ 무정한 저 세월아~ 오고가지 말아라. 이시간도 다 늙는다'
'엊그저께 곱던 얼굴, 오늘보니 다 늙었네'
'엊그저께 검던 머리, 이제보니 다 희어졌네. 세월아~ 세월아~ 무정한 저 세월아~~~'
애절한 대금과 아쟁소리와 함께 박병천님의 恨을 토해해는 구음소리가 어울려 내 가슴
속을 파고 들며 마치 온 몸을 헤집는 것처럼 한 여인을 향한 사모와 그리움, 아쉬움의
마음을 다시 요동치게 한다.
꼬부랑 할아버지와 꼬부랑 할머니가 되도록 백년을 해로하자고 약속했던 여인!
그 약속을 지키지도 못하고 나와 세 자식, 그것도 눈에 밟혀 마지막까지도 나에게
잘 부탁한다던 어린 쌍둥이 자식을 나에게 덩그러니 맡기고 뭐가 그리 급한지
먼저 훌쩍 가버린 여인!
젊은 나를 첫눈에 단박에 나를 사로잡게 만들었던 맑고 고운 눈과, 목소리를 가졌던 여인!
가냘픈 여인의 몸에서 발산된다고 믿기에도 어려운 넘치는 카리스마와 열정으로 삶을
후회없이 살다 간 여인!
가진 사랑을 가족에게 300프로 진하게 쏟고 갔던 내가 사랑했던 아내였던 여인!
내 곁을 떠난지 1년 하고도 한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 곁을 떠났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를 않는다. 아직도 부르면 대답하며 곧장 내 곁으로 다가올 것만 같다.
직장이 같아 다른 부부들보다 붙어있는 시간이 두배로 많아서 였던가,
집에서도 보고, 직장에서도 보고, 출퇴근도 항상 함께 하며 오손도손 함께 사는 모습을
하늘이 시샘해서였던가....
2007.12.22.
김승훈
소리에 박병천, 대금에 박환영, 아쟁은 이태백님이다.
박병천님은 지난달 11월 20일 타계하였으나 '인생은 짧고 예술은 영원하다'는 말처럼
비록 박병천님은 갔지만 그분이 남긴 많은 작품은 시공을 뛰어넘어 지금 이시간에도
생생히 들을 수 있다.
박병천님은 중요무형문화제 진도씻김굿의 굿음악 예능보유자였다. 박병천님의 소리에
대해서는 "박병천의 소리와 장단은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는 찬사를 들을 정도였다.
박병천님은 시골 외갓집 마을 출신으로 어릴적 시골 마을에서 죽은 사람의 혼백을
위로하는 씻김굿을 할 때 자주 뵈었던 기억이 있다.
'세월아~ 무정한 저 세월아~ 오고가지 말아라. 이시간도 다 늙는다'
'엊그저께 곱던 얼굴, 오늘보니 다 늙었네'
'엊그저께 검던 머리, 이제보니 다 희어졌네. 세월아~ 세월아~ 무정한 저 세월아~~~'
애절한 대금과 아쟁소리와 함께 박병천님의 恨을 토해해는 구음소리가 어울려 내 가슴
속을 파고 들며 마치 온 몸을 헤집는 것처럼 한 여인을 향한 사모와 그리움, 아쉬움의
마음을 다시 요동치게 한다.
꼬부랑 할아버지와 꼬부랑 할머니가 되도록 백년을 해로하자고 약속했던 여인!
그 약속을 지키지도 못하고 나와 세 자식, 그것도 눈에 밟혀 마지막까지도 나에게
잘 부탁한다던 어린 쌍둥이 자식을 나에게 덩그러니 맡기고 뭐가 그리 급한지
먼저 훌쩍 가버린 여인!
젊은 나를 첫눈에 단박에 나를 사로잡게 만들었던 맑고 고운 눈과, 목소리를 가졌던 여인!
가냘픈 여인의 몸에서 발산된다고 믿기에도 어려운 넘치는 카리스마와 열정으로 삶을
후회없이 살다 간 여인!
가진 사랑을 가족에게 300프로 진하게 쏟고 갔던 내가 사랑했던 아내였던 여인!
내 곁을 떠난지 1년 하고도 한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 곁을 떠났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를 않는다. 아직도 부르면 대답하며 곧장 내 곁으로 다가올 것만 같다.
직장이 같아 다른 부부들보다 붙어있는 시간이 두배로 많아서 였던가,
집에서도 보고, 직장에서도 보고, 출퇴근도 항상 함께 하며 오손도손 함께 사는 모습을
하늘이 시샘해서였던가....
2007.12.22.
김승훈
'김승훈의 내사랑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6년만에 받은 대학졸업장 (0) | 2009.04.19 |
---|---|
여운을 남기고 간 사람 (0) | 2009.04.19 |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내 곁에 있다면... (0) | 2009.04.19 |
사랑은 머리가 아닌 행동으로 하자 (0) | 2009.04.19 |
영원히 내 가슴에 살아있는 여인이여! (0) | 2009.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