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서 2006년 코스닥 횡령배임사고를 분석해보니 업체수는
20% 증가(2005년 15개 업체에서 2006년 18개 업체), 금액도 20% 증가
(2005년 934억원에서 2006년 1122억)했으며, 평균 사고금액은 62억원이었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사람이 인재(人材)가 아니고 인재(人災)에 해당된다.
어제 신문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에서는 이혼을 임원 결격사유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S그룹도 마찬가지이다. 가정사를 잘 돌보지 못하는 종업원에게는
기업의 운영권한도 맡기지 않는다는 게 사내규율이다. 또 다른 대기업인 H그룹의
경우는 그동안 직원들의 사생활에 크게 게의치 않고 능력만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최근에 이 추세가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기업에서는 높은 지위로 올라갈수록 엄격한 자기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책임과 권한이 막강해지기 때문이다. 기업은 신뢰를 생명처럼 관리한다.
기업에서 횡령사고 등 불미스런 사고가 나면 그 기업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진다.
신뢰는 쌓기까지는 수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잃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래서 평소에 사소한 것이지만 위기상황에 대비하여 이상징후를 포착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사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가정은 가장 작고 기본적인 공동체이다. 가정과 회사는 분리하여 생각할 대상이
아니다. 유교에서 말하는 '수신제가(修身齊家)' 후에 '치국평천하' 할 것을
지적한 것처럼 가장 작고 기본적인 공동체인 가정 하나도 화목하게 만들지 못하는
사람이 더 큰 조직, 회사를 잘 관리한다는 보장이 없다.
가정을 화평케 하는 것도 많은 노력과 희생을 필요로 한다.
가족의 평안과 행복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때론 자기 욕심을 절제하고 공통분모와
접점을 도출해내기 위해 구성원인 가족과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회사에서는 한없이 관대하던 사람이 집에만 가면 군주처럼 군림하는 사람이
있다. 지난해 가정법률상담소에서 이혼신청가정에 대해 그 원인을 조사해보니,
가정폭력, 배우자의 외도, 생활고 등 여러가지 사유 중에 많은 항목 중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이 사람과 계속 살아도 도무지 변화되지 않을 것 같은 절망감'
이었다고 한다. 가정에서 가장 가깝다는 배우자와 가족들에게 신뢰와 비전, 희망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밖에 나가 큰 일을 맡아 관리할 수 있겠는가?
지난 3년전 집사람이 나에게 이혼을 요구한 적이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본인의 투자 실패로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본인 채무를 나와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떠넘기고 싶지 않으며 나라도 남은 가족 데리고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혼을 하면 집사람이 선택할 길은 너무나 뻔했다.
"내가 싫어졌다면 모르지만 그런 일로 이혼할 수는 없소. 나와 헤어져 당신이 나와
살 때보다 더 잘 살고 행복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이혼해 줄 수 있지만 더 불행해
진다면 결코 응할 수 없소. 희노애락을 같이 하기로 약속하고 부부가 되지 않았소?
투자도 당신 혼자 잘 살겠다고 한 것이 아닌데 왜 그 책임을 혼자서 지고 가려고
하시오?"
당시 집사람 요구대로 이혼을 했더라면 지금처럼 금전적인 고통은 받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신혼 때 언약했던 어떤 어려움이 와도 변치않고 검은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사랑하겠노라던 약속을 저버리게 되고 나는 일생동안 죄책감 속에서
살아야 했을 것이다.
어려움이 와도 그 길을 같이 걷는 것이 부부이며 가족이라는 판단에서 끝까지
이혼 부탁을 들어주지 않고 그 사건 1년후 유방암을 얻은 집사람의 투병생활을 거치며
집사람을 내 손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거두어 하늘나라로 보내주었다.
이후 집사람 빚을 비록 내가 대부분 떠 안았지만 지금도 내가 내린 결정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이나라, 몸으로 직접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김승훈 2007.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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