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은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는 쓰이는 모양이다. 특히 학문이 융복합
되면서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쓸모가 있을거라 생각치 못했던 다양한 지식
과 경험이 음으로 양으로 내 업무처리에 도움이 된다. 어제 언론에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의 부고기사가 실렸다. 지난 1985년에 ROTC를 전역후 처
음 들어간 직장이 미원그룹 지금의 대상그룹이었다. 신입사원 연수를 마치
고 여의도 미원빌딩에 있는 회장비서실로 발령받아 2년 6개월 근무 후, 다
시 가양동 본사 기획실로 복위하여 예산/결산 업무를 5년 2개월 총 7년 8
개월 근무한 후에 1992년 1월 1일부로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이 시행되면
서 KBS가 기존에 설립하여 운영중이던 준칙기금을 해산하고 사내근로복지
기금법에 의한 법인화된 기금으로 전환하면서 KBS사내근로복지기금에 경
력직으로 공채하기에 전직하기 전까지 대상에 근무를 했다.
내가 대상에서 배웠던 것은 기획업무와 회계업무, 어학이었다. 산업공학과
를 졸업한 신입사원인 나에게 주어진 첫 업무가 계열사 경영실적관리였다.
회계에 '회'자도 모르는 신입사원이 계열사들의 경영실적을 관리하려니 절
박한 마음으로 독학으로 회계공부를 시작했다. 차변과 대변, 거래, 분개, 회
계원칙, 기업회계기준, 재무제표가 무엇이고, 손익계산서, 대차대조표, 결산
과 사업계획서, 계정과목, 제조원가계산서, 공정수율표, 재고평가와 재공평
가, 차이분석 등 어려운 단어들과 서식 작성방법은 책을 통해 배웠고, 매월
각 계열사에서 보내오는 결산서를 이해하고 분석하려니 제조원가와 각 계
열사에서 생산되고 있는 제품명과 특성, 생산공정 등을 알아야 하기에 관련
서적을 구입해 공부하거나 사무실 선배들에게하나 하나 물어가며 독학으로
배워나갔다. 비서실은 각 계열사에서 한두명씩 파견나와 있어 해당 회사의
제품이나 생산공정, 결산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신문스크랩을 겸무로 하고 있었기에 그룹사 제품, 생산 공정, 국내외 연구개
발 동향을 이해하기 위해 아침 출근전에 어학원에 들러 영어를 한시간 듣고,
퇴근 후에는 일본어를 한시간 듣고 퇴근하면 밤 12시였다. 이렇게 독학으로
일본어를 배운 덕분에 나중에 본사에 복귀해 치른 일본어시험 결과 3위 안
에 들어 연세대학원 어학당에 6개월 어학연수를 가는 행운도 누릴 수 있었
고 1997년 중앙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할 때 장지인교수님이 주신 <일
본 공익법인의 회계와 세무> 일본 책 두권을 혼자서 독해하다시피 하면서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영방법 개선 - 회계처리를 중심으로> 논문 작업을 진
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독학했던 회계학공부와 세무회계 지식, 어학실
력 덕분에 대학동창의 권유로 1997년에 경영지도사(재무관리) 시험에 응시
하여 무난히 합격할 수 있었다.
기획업무는 당시 과장이었던 강성균과장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K대 법대
출신이었던 과장님은 내가 기안을 올리면 문구 하나하나 토씨까지도 꼼꼼하
게 수정해주셨고 특히 시행문이나 통보문의 경우에는 각 계열사에게 보내는
문서이므로 회장비서실이라는 발송처에 대한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역
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에서 문서 기안을 하라고 알려주셨다. 대상그룹 회
장비서실에서 재직하면서 몸에 밴 겸손과 배움에 대한 열정은 아직까지 사내
근로복지기금에 대한 열정으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비서실에 근무하면서 한달에 한번정도 임대홍 회장님(1987년 회장직에서 물
러나 명예회장으로 추대됨)은 여의도 비서실을 방문하여(대부분 신설동 사무
실에 계셨다) 경영수업 중이던 임창욱부회장님을 호되게 나무랐던 기억이 난다. 회장님이 오시는 날은 비서실 직원들은 대부분 자리를 피했다. 당시 장남
이었던 부회장님에게 호통치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가 복도까지 새어나오곤 했다. 신입사원이던 나는 선배들을 따라 사무실을 나와 다른 사무실에 있
거나 복도에서 대기하곤 했다. 회장님은 원래 여러사람 앞에 나서는 것을 싫
어하여 회사에서도 임원들을 주로 상대하였기에 말단사원이었던 내가 직접
대면하여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 다만, 내려오는 지시사항이나 전언
에 따르면 일 특히 식품과 발효사업에 대한 열정과 연구개발노력, 지식은 타
의 추종을 불허했던 것 같다. 식품과 발효에 대한 지식 앞에서는 왠만한 대학
교수도 금새 꼬리를 내리곤 했다.
1993년 2월, KBS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전직한 후에 전 직장이었던 (주)대상에서도 내 소개로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설립하게 되어 사내근로복지기금과의 인연을 아직까지도 계속 이어가고 있으니 30년 전을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 고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님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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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 김승훈(기업복지&사내근로복지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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