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 이번 학기 성적이 평점 4.21나왔어요. 백분율로 하면 100점 만점에 97점이예요"
"정말? 와~ 정말 잘했다야. 노력한 보람이 있구나!"
"저도 이렇게 성적이 잘 나올 줄 몰랐어요"
막내가 아내에게 전화를 하여 이번 학기 성적이 4.21이라고 알린다. 전화를 하면서 막내는 감격에 겨워 울멱인다. 중국 유학에서 돌아오니 우리나라와 6개월 차이가 나는 바람에 1학년 꿇고 들어가는 것보다 차라리 검정고시를 통해서 대학을 진학하겠다고 하여 독학으로 공부해서 남들보다 1년 일찍 대학에 들어갔다.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도 늦둥이 쌍둥이에, 생일까지 늦어(11월생) 대학생활에 잘 적응을 할까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본인이야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았을꼬?
아내는 즉시 첫째부터 셋째 형 누나들에게 카톡으로 막내 성적을 알리니 다들 막내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내고 막내는 처음으로 인정을 받으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아내는 기숙사에 있는 막내를 집으로 불러 조만간 근사한 저녁을 먹자고 한다.
"그러지 뭐"
그리고 둘째에게 전화를 걸어 상의를 한다.
"둘째야, 막내에게 뭘 해줄까? 용돈을 줄까? 집에 오라고 해서 근사한 식사를 사줄까?"
"엄마 이럴 때는 긍정강화효과를 써야죠!"
아내가 전화를 하다가 나에게 불쑥 묻는다.
"여보! 긍정강화효과가 무슨 뜻이에요? 둘째가 막내에게 긍정강화효과를 하래는데?"
"글쎄? 잘은 모르겠지만 대충 잘했을 때는 더 잘하도록 뭘 해주라는 뜻 같은데???"
답답한 아내는 둘째에게 묻는다.
"둘째야, 긍정강화효과가 뭐냐? 쉽게 설명해주라"
"응. 식사를 사주기보다는 막내가 원하는 것을 해주라는 거지. 그냥 돈으로 주세요. 저도 2년전 돈으로 받았잖아요"
"그래...."
아내는 막내에게 전화를 한다.
"막내야, 아빠가 근사한 저녁을 사주는게 좋겠니? 용돈으로 주는게 좋겠니?"
"저야 용돈으로 주시면 좋죠. 그렇지않아도 기숙사 형들과 오늘 저녁 근사한 식사를 사먹기로 했는데 돈이 부족했었는데......"
"알았다. 돈으로 부치마"
"엄마, 고맙습니다"
송금하고 나서 아내가 눈을 지긋이 감고 중얼거린다.
"4년전 그렇게 애먹이던 막내가 저렇게 순한 양으로 변할 줄이야~~~ 이게 자식키우는 재미인가봐. 키우기는 힘들어도 이런 보람이 있으니"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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