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고집이 쎄고, 성질도 무지 급하고 잘 삐지는데 그런데도 내 말을 잘 들어주고 나한테 잘해주는 것을 보면 너무 신기해"
아내는 나를 볼 때마다 자꾸 신기하다고 말한다.
"내가 고집이 그렇게 쎄나?"
"정말 몰라서 물어요?"
"응!"
"지난 4년동안 하다하다 이제는 지쳐서 내가 포기했잖어요?"
"뭘?"
"나는 새벽형 인간이니 밤 10시면 제발 무조건 자야 한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그러겠다고 해놓고선 하도 약속을 안지켜서 밤 11시로 한시간을 늘려 주었더니 처음에는 며칠 지키더니 도로 취침시간이 밤 12시가 되었잖아요"
"그야 일이 밀려서이지. 다음날 카페에 올릴 칼럼도 써야 하고....."
"으이구! 또 그 일타령! 매일 일하는 시간에서 5분만 할애해 나에게 연애편지를 쓰면 매일 밥상 반찬이 달라질텐데....."
이제는 아내의 이런 애교섞인 투정이 일상이 되었다.
"그런데 당신이 보기에 내가 그렇게 잘 삐져?"
"어이구 그걸 질문이라고 하셔요?"
"정말 그래?"
"나이 들어가면서 점점 더 심해져 갑니다"
"그래? 조심해야겠네"
"당신도 갱년기인가봐! 남자도 갱년기가 되면 사소한 일에도 잘 삐지고 짜증을 잘 낸다는데 딱이야. 당신도 갱년기야~~~"
"헐~~~~"
졸지에 아내로부터 갱년기 남자로 확진받았다.
"그런데, 고집 쎄고, 성질 급한 당신이 왜 나에게는 잘해주는데?"
"그야 내 마누라니까! 내가 당신 안 챙겨주면 누가 당신 챙겨주겠어? 자식들이? 자식들이야 지들 편하면 끝이지 뭐~"
"아이고~ 감동이 되어 눈물이 날려고 그러네요?"
"그러니까 남편에게 잘 해요.ㅎㅎㅎ"
"하여간 고단수여~ 내가 알면서도 번번히 당한다니까!"
"사는게 다 그런거여~~~"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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