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쌍둥이인 재명이와 재윤이를 '쓰리둥이'라 부른다.
늦둥이에 쌍둥이로 나왔고, 집사람이 예기치않은 유방암으로 하늘나라로 먼저
가고 난 이후 나에게는 이제 희망둥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집사람과
나를 빼어 닮은 자식을 볼 수가 없기에 먼저 가기 위해 녀석들을 나에게 남겨두고
간 것만 같아 마음이 더 애처롭기만 하다.

매일 저녁 학원시간이 끝나는 9시 50분에 학원에 가서 녀석들을 데리고 오면서
"재명 재윤이는 아빠의 희망둥이다"라고 말하곤 한다. 제발 닮지 말기를 그토록
간구했던 지 애비의 전철을 그대로 빼닮아 에미없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하는 이 애비의 기막힌 심정을 녀석들이 조금이라도 알기나 하리오마는 그렇게
부를 때마다 "네!"하며 씩씩하게 대답하는 목소리를 들으며 속으로 솟구치는
녀석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집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본다.

재명이는 기관지가 좋지 않은지 감기를 달고 산다. 어제도 아이스크림을 먹지
말라고 장모님이 그토록 신신당부를 했건만 몰래 아이스크림을 먹고 기침을
하기 시작한다. 재윤이는 집사람이 하늘나라로 간 그날 충격 탓인지 시력이
급속히 떨어져 그 이후 안경을 쓰게 되었는데 요즘 어지럽다고 하여 지난주
안과를 데리고 가니 눈에 바이러스성질환이 있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하여
약을 먹고 있다. 오늘도 놀토지만 오전 10시부터 학원 보충수업이 있어 부랴부랴
두 녀석을 데리고 이비인후과(재명), 안과(재윤)이를 데리고 가서 진료를 받고
학원에 늦지 않도록 내려주고 나는 곧바로 출근을 했다. 요즘 감사원 감사
중이라 요구하는 자료가 너무 많아 어제 요구한 자료를 월요일날 제출하려면
오늘 출근을 해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너희들은 돈꾸러미들이야!"하고 눈을 흘기면 "그래도 아빠는 저희가 아빠의
희망둥이라고 말하셨잖아요. 우리는 아빠의 희망둥이인걸요"하며 웃음을 짖는다.
요즘 두 녀석 모두 6월분 용돈을 쓰지 못해 안달이 났다. 재명이는 어제 500원으로
조그만 문고판 만화책을 샀고, 재윤이는 무얼 살까 고민중이다.

살아가면서 가족처럼 소중한 자산은 없다. 포기하려고 했다가도 가족 얼굴을
떠올리며 다시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서곤 한다. 지쳐 쓰러져 있다가도 '내가
우리 가정의 마지막 보루이지! 내가 쓰러지면 안되지'하며 다시 일어서게 된다.

오늘 쌍둥이들 병원에 갔다가 기다리면서 LEMON TREE 2008년 5월호를 보니
지난 4월 3일부터 2주간 레몬트리 홈페이지에서 부부간의 트러블을 묻는 설문을
실시하여 부부들의 주요 불만(주로 여성들의 불만이라 생각됨) 5가지를 열거하였다.
1.경제적으로 무능한 남편이 너무 원망스럽다.
2.아이 키우느라 너무 피곤해서 남편이 내 몸에 손만 대도 싫다.
3.남편의 외도로 부부간의 신뢰가 완전히 깨졌다. 결혼을 지속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4.남편은 시부모 얘기만 꺼내면 화부터 내고 나에게 참으라고 강요한다.
5.아이 교육에 대한 의견이 너무 달라서 남편과 매일 싸운다.

그러나 아무리 배우자가 밉고 매일 싸워도 살아서 지금 내 곁에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죽으면 싸울 수도, 볼 수도, 대화를 나눌 수도, 자식들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상의할 수도 없는데.... 사람들은 배우자가, 부모님이, 자식들이
살아 내 곁에 있다는 것,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달려가 얼굴도 보고, 얼싸안을
수도 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줄 모르고 산다. 행복은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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