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저 학교 영재반에 합격했어요"
지난 2월 중순 막내 재윤이가 숨 넘어가는 소리로 나에게 전화를 주었다.
녀석이 백마초등학교 6학년에서 딱 20명 뽑는 영재반에 뽑힌 것이다.
재명이와 재윤이는 쌍둥이인데도 성격이 많이 틀리다. 같은 엄마 아빠 피를 받아
엄마 뱃속에서 똑같이 10달동안 자랐고 7분 간발의 차이로 세상에 일찍 나오고 늦게
나온 차이밖에 없는데도 성격이나 생각이 다른 것을 보면 너무도 신기하다.
형 재명이는 나를 쏙 빼어닮아 논리적이고 고지식하다. 끈기가 있고 잘잘못을 따지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지간해서는 뜻을 바꾸지 않는다. 때문에 재명이를
설득하려면 힘이 아닌 논리적으로 설명해서 설득하고 이해를 시켜야 한다. 어디서,
왜 잘못했고 그런 행동을 하면 왜 나쁜지, 어떤 결과가 오는지를 설명해 주면 이후부터는
스스로를 잘 관리해서 같은 실수를 잘 반복하지는 않는다. 이런 고지식한 성격때문인지
재명이는 가까운 친구가 그리 많지 않다.
반면 동생 재윤이는 지 어미 성격을 그대로 빼어 닮아 리더십이 뛰어나고 애교가 만점이고
사교성도 좋고 순간순간 상황 파악과 적응력이 빠르다. 잘못한 것은 곧 시인하고 잘못을
빌 줄도 안다. 하는 일에 쉽게 싫증을 내지만 마음에 들거나 꼭 해야겠다는 결심이 들면
물불 가리지 않고 몰입하는 타입이다.
작년에 둘 다 영재반에 도전을 했지만 재윤이는 1차시험에서 탈락하고, 재명이는 최종
4차 면접에서 탈락을 하여 재명이가 꽤 마음의 상처를 받았었다. 그래서 6학년에
진학하면서 다시 영재반 학생을 모집한다는 발표가 났을 때, 재윤이는 다시 도전을
하겠다고 시도를 했지만 형 재명이는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서인지 지레 포기를 했다.
재윤이는 다행히 합격을 했고 영재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어제 회사에서 돌아오자마자 학교에서 나눠준 '영재학급 학부모연수 및 학부모위원 선출'
가정통신문을 펼치며 "아빠~ 내일 학부모연수에 꼭 참석하세요"하며 다짐을 받았다.
결국 재윤이와 꼭 참석하겠다는 약속 때문에 바쁜 시기임에도 회사에서 조퇴를 하고
학부모연수에 참석을 하게 되었다. 오후 3시 10분, 택시를 타고 오는 중에도 지금
어디냐고 빨리 오라고 채근을 하는 녀석... 꽤나 영재반에 들어간 것이 자랑스럽나 보다.
싱글대디인 내 처지에 앞으로 캠프생활이며 탐구활동 등 많은 단체활동과 교외활동을
하게 될텐데 뒷바라지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애비 입장에서는 재윤이 성격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한번 상처를 입었더라도, 설사
실패를 했더라도 다시 일어나 도전하여 원하는 것을 쟁취해가는 재윤이 성격이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이기에 얼마든지 실수를 할 수 있고 실패를
할 수 있다. 잘못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 아픔과 상처에 안주해 있거나 자기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제한하고 살 필요는 없다. '나는 할 수 없다'가 아니라 '나는 할 수 있다'는
유연하고 열린, 긍정적인 사고가 더 큰 성과를 이루게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2009.3.10.
김승훈
지난 2월 중순 막내 재윤이가 숨 넘어가는 소리로 나에게 전화를 주었다.
녀석이 백마초등학교 6학년에서 딱 20명 뽑는 영재반에 뽑힌 것이다.
재명이와 재윤이는 쌍둥이인데도 성격이 많이 틀리다. 같은 엄마 아빠 피를 받아
엄마 뱃속에서 똑같이 10달동안 자랐고 7분 간발의 차이로 세상에 일찍 나오고 늦게
나온 차이밖에 없는데도 성격이나 생각이 다른 것을 보면 너무도 신기하다.
형 재명이는 나를 쏙 빼어닮아 논리적이고 고지식하다. 끈기가 있고 잘잘못을 따지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지간해서는 뜻을 바꾸지 않는다. 때문에 재명이를
설득하려면 힘이 아닌 논리적으로 설명해서 설득하고 이해를 시켜야 한다. 어디서,
왜 잘못했고 그런 행동을 하면 왜 나쁜지, 어떤 결과가 오는지를 설명해 주면 이후부터는
스스로를 잘 관리해서 같은 실수를 잘 반복하지는 않는다. 이런 고지식한 성격때문인지
재명이는 가까운 친구가 그리 많지 않다.
반면 동생 재윤이는 지 어미 성격을 그대로 빼어 닮아 리더십이 뛰어나고 애교가 만점이고
사교성도 좋고 순간순간 상황 파악과 적응력이 빠르다. 잘못한 것은 곧 시인하고 잘못을
빌 줄도 안다. 하는 일에 쉽게 싫증을 내지만 마음에 들거나 꼭 해야겠다는 결심이 들면
물불 가리지 않고 몰입하는 타입이다.
작년에 둘 다 영재반에 도전을 했지만 재윤이는 1차시험에서 탈락하고, 재명이는 최종
4차 면접에서 탈락을 하여 재명이가 꽤 마음의 상처를 받았었다. 그래서 6학년에
진학하면서 다시 영재반 학생을 모집한다는 발표가 났을 때, 재윤이는 다시 도전을
하겠다고 시도를 했지만 형 재명이는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서인지 지레 포기를 했다.
재윤이는 다행히 합격을 했고 영재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어제 회사에서 돌아오자마자 학교에서 나눠준 '영재학급 학부모연수 및 학부모위원 선출'
가정통신문을 펼치며 "아빠~ 내일 학부모연수에 꼭 참석하세요"하며 다짐을 받았다.
결국 재윤이와 꼭 참석하겠다는 약속 때문에 바쁜 시기임에도 회사에서 조퇴를 하고
학부모연수에 참석을 하게 되었다. 오후 3시 10분, 택시를 타고 오는 중에도 지금
어디냐고 빨리 오라고 채근을 하는 녀석... 꽤나 영재반에 들어간 것이 자랑스럽나 보다.
싱글대디인 내 처지에 앞으로 캠프생활이며 탐구활동 등 많은 단체활동과 교외활동을
하게 될텐데 뒷바라지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애비 입장에서는 재윤이 성격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한번 상처를 입었더라도, 설사
실패를 했더라도 다시 일어나 도전하여 원하는 것을 쟁취해가는 재윤이 성격이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이기에 얼마든지 실수를 할 수 있고 실패를
할 수 있다. 잘못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 아픔과 상처에 안주해 있거나 자기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제한하고 살 필요는 없다. '나는 할 수 없다'가 아니라 '나는 할 수 있다'는
유연하고 열린, 긍정적인 사고가 더 큰 성과를 이루게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2009.3.10.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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