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추석연휴 시작이다. 지난주에 미리 고향을 다녀왔기 때문에
이번 추석은 집에서 조용히 밀린 일을 하며 보내려 한다. 집 근처 시장을
나가보니 사람들이 다들 제수용품을 사느라 바쁘다. 예전에는 집에서
떡이며 송편, 전과 생선 등 제수용품을 만들어서 차례상에 올렸는데
이제는 집에서 직접 만들지 않고 시장에서 전문으로 만들어 팔거나
사전에 주문을 하면 만들어주니 필요한 양만큼만 사가지고 가서 사용
할 수 있으니 참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불과 십년전만 해도 조상님에게 올릴 음식은 직접 정성껏 만들어
올려야 한다고 준비하던, 그리고 차례상에 올릴 음식은 가장 먼저
정성들여 만들어 별도로 보관하고 사람들이 먹지 못하도록 했던
어른들 모습이 떠오른다. 조상님들에게 올릴 음식인데 미리 손을
대면 음식이 부정을 탄다나.... 어릴 적에는 전을 만들면 언제 내
차례까지 돌아오나 입에 침을 삼키며 순서를 기다렸고, 그렇게 먹는
전이며 떡, 송편들이 얼마나 맛있던지.... 오랜 기다림에, 명절에나
먹는 귀한 음식이라는 기대감이 더해져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그런 가난했고 대가족제도 하에서 먹는 것 자체가 경쟁이었던
시절이 요즘은 풍요와 편리한 환경으로 변하여 이제는 명절 음식도
기피하고 있다. 예전에는 먹을 것이 부족해난리였는데 이제는 넘쳐
오히려 체중을 줄인다고 식구들 모두 기름진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아
처치 곤란이 되어 명절이 지난 후에는 명절음식은 냉장고에서
애물단지가 되곤 한다. 저도 10년 전만해도 명절 음식은 식구들 모두
기피하는 바람에 고스란히 내 차지가 되어 일주일 내내 지겹게 먹던
기억이 나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회사를 사직하고 보니 회사에 대한 소중함을 실감하게 된다. 그나마
나는 자발적인 퇴직이다보니 덜 하지만 회사에 다닐 때는 명절에는
상여금과 명절선물이 나왔지만 이제는 처지가 역전되어 오히려 내가
거래처에 선물을 해야 하고 회사에서 나오는 상여금이나 떡값이 없어
내 주머니에서 모든 것을 지출해야 한다. '가장 최상의 복지는 고용이다'
라는 말의 의미를 이번 추석 명절을 보내며 실감하게 된다. 시장에
나가 선물이나 제수용품을 사는 사는 사람들 얼굴을 보니 아직은
훈훈한 인심이 느껴지고 예년보다 추석이 이른 탓인지 과일가격들이
비싸 망설이는 분들이 많다. 대체로 여유롭고 행복한 모습의 얼굴들을
보며 나도 조용히 미소를 짓게 된다.
카페지기 김승훈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김승훈기업복지연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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