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학위논문 지도를 받기위해 교수님과 시간약속을 했다.
평일에는 근무시간이다 보니 여유가 없다는 내 사정을 아시는 지도
교수님의 배려이다.
아침을 먹고 조용히 논문자료를 정리하기 위해 양손에 두툼한 논문
자료집과 노트북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는데 아내가 등 뒤에서 말한
다.
"이제 양손에서 무거운 책가방과 노트북 가방을 내려 놓을 날이 멀지
않았네요, 꼭 고3수험생 같어~~"
언젠가 아는 지인이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요즘 학위 논문은 비슷한 주제의 남이 써놓은 논문 몇개 골라 대충
복사해서요령껏 짜깁기해서 만들면 된다는데 뭘 그리 신경쓰냐?"
그래서 요즘 그렇게 쓴 논문들이 표절에 걸리고
그런 논문을 쓴 사람은 망신을 당하고 그러는 거겠지.
일생에 한번 받는 학위논문 자신의 지식과 경험, 열정을 모두 녹여
작성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나의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고
내가 아는 것보다 내가 모르는 것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
그래서 겸손해지게 된다는 주변분들의 말씀이 생각난다.
사무실 밖에는 매미가 목청껏 울고 있다.
짧은 한 시기를 보내기 위해 땅 속에서 수년을 참고 살아온 매미.
박사과정도 학위를 받기 위해 수년을 준비하고 기다린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이렇게 내 열정을 쏟아부을 기회가
있겠는가?
10년, 20년 뒤 지금의 고통이 모두 아름다운 도전의 추억으로
기억되겠지.....
그래도 회사에서 맡은 일을 충실히 하고 토요일 종일수업에 참여
하며 학위를 받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한가?
학위논문이 정상대로 통과되고 난 후,
나에게 앞으로 다가올 변화들이 무척 설레고 기대되어 휴일에
이렇게 나를 혹사시키는일이 즐거워진다.
역사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개인의 역사도 또한 그러하리라~!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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