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훈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이야기 제2012호(20130607)

어제는 제58회 현충일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광복된지는

곧 68년이 되고 6.25전쟁이 발발한지는 63년이 되어 갑니다.  지금의 우

리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살고 있는 것은 외침이나

이념과 체제가 다른 세력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도 바

치신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같은 한반도에 살면

서 아직도 통일되지 못한 체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67년을 억압받고 있는

북한의 동포들을 생각하면 새삼 조국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리신

많은 호국영령들에게 감사하게 됩니다.

 

우리는 지금 누리는 혜택을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치 본인이 잘

나서 당연히 혜택을 누려야 하는 것으로 착각하며 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지구상에는 우리가 당연시하며 마시는 물이나 공기, 편의시설들을 그

누군가는 자유롭게 마시거나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요즘

지하철을 이용하여 출퇴근을 하는데 비좁다고,  앞뒤에서 민다고 눈을 흘

기며 인상을 쓰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대중교통은 많은 사람들이 저렴

하게 이용하기에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하고, 사람들과 함께 이용하

는 것이 불편하면 편하게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면 해결될 것입니다. 대중

교통수단은 경제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출퇴근시에는 차량배차간격을

좁히면 이용이 편리해지겠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사람을 채용해야 하고 전

동차나 버스를 더 많이 구입해야 하기에 원가가 늘어납니다. 출퇴근시간

이 지나면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 사람과 시설을 놀리게 되어 적자가 발생

하고 요금인상으로 연결되기에 규모에 맞는 운영을 하려면 불가피하니

출퇴근 때의 어느 정도 불편함을 감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가 탄생하게 된 것도 지난 70년대와 80년도 고도성

장기때 많은 선배 근로자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반대급부로 쟁취한 산물이

지 정부에서 근로자들에게 그냥 아무런 댓가없이 허용해준 제도가 아닙니

다. 그러기에 후배 근로자인 우리들은 이 제도를 도입 취지에 맞도록 잘 계

승발전시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책임감도 느낍니다.

 

오늘 아침 EBS에서 방송하는 직업의 세계 일인자에 세계적인 옻칠전문가

이신 전용갑님이 출연하여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옻칠이라는 뿌리는 같지만 표현방식은 시대상황과 여건변화에 맞추어 달리

표현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순간 '아하~ 그래 바로 이것이 요즘 정부가 주장하는 창조경제 논리

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 또한 83년대 최초

도입시, 1991년 법제화되었을 당시보다 기업 외형이나 경영실적, 근로여건, 

임금 및 복리후생제도가 많이 변했는데 이를 적절히 반영하여 부단히 변화

되고 개선 발전되어야 함을 느꼈습니다.

 

지난 4월 22일과 23일에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논의된

근로복지기본법 일부개정(안)을 논의하는 회의록 가운데 국회의원분들의

대화내용을 읽으면서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어떻

게 불식시킬 것인지 새로운 숙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기재부가 출연을 못 하면, 못 쓰면 출연을 하게끔 하는 것이 답이고 그 다음

에 회사가 어려워서 그것을 출연을 못 했으면 그 당해 근로자들이, 그때의 근

로자들이 고통을 좀 부담을 해야 되는 것이지 이것을 미래 근로자 것을 미리

갖다 쓴다는 것은 봇물이 터질 수 있다라는,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라는 기본 생각이 있습니다"(이종훈위원)

 

"지금 운용되는 기금 중에 기본재산을 처분하도록 한 사례가 있었나요?"

(심상정위원)

 

"이것은 주로 우리가 신의 직장이라고 하는 소위 공기업 노조들이 많이 해

당이 됩니다. 그렇지요? 지난 정권에서 공기업 선진화 이래 가지고 그 과정

속에서 이게 기금의 적자가 생기고 그랬잖아요? 그렇게 해놓고 지금 와서

엉뚱하게 기본재산을 쓴다는 그런 식으로 하기 때문에 이것은 할 수가 없어"

(홍영표위원)

 

"이 내용을 보면 '각 호의 사업에 사용할 수 있다'.... 아니, 그런 것만 되어

있으면 좋겠는데, 여기 지금 신설되어 있는 사업의 내용 중에 보면 '일정

규모 이상의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 해고되는 근로자에 대한 금품의 지급',

그 다음에 그 돈을 가지고 어떤 단체에 대한 기부금, 그러니까 회사가 보통

하게 되는 사회적 활동, 사회적 기여에 해당하는 부분을 회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이 복지기금을 가지고 하겠다라고 하는 부분도 여기 들어가

있고..."(한정애위원)

 

당장 공기업들은 이미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재정이 고갈되어 목적사업에

차질을 빚기 시작을 했지만 정부의 통제를 받아 기금출연에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의견들을 취합하고 해결책을 마련

해야 하지만 '누군가가 해주겠지~'하는 안이한 생각 내지는 '우리는 뒤에

서 구경이나 하면서 나중에 해결되면 그 결과물이나 챙기면 되지'하는 마

음으로 뒷짐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그런 활동을 업무와 무관한 활동이

라고 통제하고 막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당해 기업의 종업원

들이 받게 됩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은 정부나 기업들에게는 별로

반갑지 않은 사항이니 아쉬울 것이 없고 오히려 이런 기금출연에 대한 거

부감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카페지기 김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