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서 이런 호사를 누릴 줄 몰랐어요. 조언해주신 김성근 감독님께 감사
드리죠."
"다른 선수들 잘하는 모습만 봐도 답답했다. 계속 이렇게 해야 되나 싶었다.
주변에선 '기회가 올테니 놓지 말고 계속 열심히 해라'는 얘길 했다. 코칭
스태프도 그렇게 말씀해주셨다. 그래도 그만둘까 생각이 들더라.
그때 섣불리 얘기 안 하고 잘 기다린 것 같다""
김성근 감독은 제자의 트레이드 소식에 "잘 됐다"며 반색했다. 그리고
신승현에게 공을 던질 때 손목을 젖혀서 나오게끔 하라는 당부를 건넸다.
"손날을 덮느냐, 보이게끔 던지느냐는 차이인데 큰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지금까지 그런 걸 얘기해 준 분이 없었다. 코칭스태프는 대개 중심이동이나
팔 높이에 대해서 수정을 가하려 한다. 나도 손목 방향을 바꾸고 너무나
신기했다"
"올해 고양원더스랑 경기 때 등판한 적이 있다. 감독님이 그때 보시고 그런
얘길 해주신 것 같다. 고양원더스에서 사이드암투수들을 가르치다 효과를
보셨다고 했다. 최대한 앞으로 끌고 가서 공을 놓게 돼 구속이 3㎞ 정도 더
나오고, 제구도 잡히는 것 같다"
김성근 감독과 신승현의 인연은 짧다. 김 감독이 SK 지휘봉을 잡은 2007년
캠프 때 보고, 그해 부상으로 수술을 받게 되면서 짧은 시간을 함께 했다.
하지만 수술과 재활, 그리고 2군에 있을 때에도 김 감독은 항상 신승현을
챙겼다. 면담 때면 항상 "안 아픈 게 최고니까, 아프면 얘기해라. 안 아파도
바로 얘기해라. 1군에서 던지게 할 테니…"라는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감독님과 그라운드에서 함께 한 기억은 별로 없다. 하지만 항상 챙겨주신
기억에 전화를 드렸다. 정말 감사드린다"
"코칭스태프나 트레이닝파트에서 날 볼 때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래서 나도 '아프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항상 그대로
말씀드리고, 말씀하시는 대로 따르니 상태는 좋다"
"내가 한 팀의 에이스급도 아니고, 예전엔 인터뷰하는 게 싫었다. 지금도
말부터 앞서고 싶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러다 잘 못하면 '거봐', '역시'란
말을 들을까봐 말도 조심하게 된다"
"솔직히 전 지금 잘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꾸준히 잘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죠."
- 출처 : 스포츠조선 2013.5.23.
부진, 이적한 옛 제자에게 공을 던질 때 손목을 젖혀서 나오게끔 해서 던지
라는 김성근 감독의 조언 한 마디, 그 조언을 듣고 실행에 옮긴 이후 기아
타이거즈의 필승조로 화려하게 태어난 신승현 선수의 기사를 읽으니 마치
한편의 극적인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투구폼 하나를 바꿈으로서 선수를 다시 살린 명불허전의 명 조련사 김성근
감독, 이는 선수의 일거수 일투족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풍부한 실전경험이
더해져서 나온 결과이다. 그리고 끝까지 야구를 포기하지 않고 재활훈련을
하며 때를 기다린 신승현 선수의 합작품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
면서도 자만을 경계하고 꾸준히 잘 해야겠다는 신승현 선수의 겸손함이 돋
보인다. 원래 자기 복은 스스로 만드는 법, 이런 겸손함이 김성근 감독의
조언을 이끌어 냈으리라.
좋은 스승이나 멘토의 중요성, 한사람을 일으켜 세우고는 한마디 따뜻한
조언의 소중함, 관찰과 경험, 인내, 겸손 등을 생각하게 만든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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