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이용일자가 결정되면 온 가족은 본격적으로 구체적인 휴가계획을 세우며 들떠있다. 지금은 콘도에 가면 콘도내에 있는 슈퍼마켓이 있어 필요한 양만큼의 쌀이며 채소, 음료수, 과일 등을 시중 가격과 별 차이 없이 구입하여 사용할 수 있지만 80년대말과 90년대초 그 시절엔 그렇지를 못했다.

 

과일이며 고기도 현지에서 구입하려면 질이 낮고 골고루 품목을 갖추고 있지 않고 가격도 시중가보다 비싸 바가지를 쓰곤하여 준비물로 아이스박스는 기본 필수품이었다. 휴가 전날에는 미리 시장과 슈퍼에 둘러서 쌀과 과일 등의 먹거리들을 미리 바리바리 챙겨서 차 트렁크에 가득 실었다. 얼음집에 가서 아이스박스에 두꺼운 얼음을 깔고 그 위에 고기며 야채, 과일, 음료수를 담았다. 휴가 당일 낮에 출발하면 덥고 밀리기 때문에 출발시간은 늘 새벽을 이용하곤 하였다. 목적지인 속초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하고 나면 콘도 입실시간과 딱 맞아 떨어졌다.

 

지금이야 서울에서 속초까지 가는 고속도로가 확장되고 우회도로도 많이 생겼지만 그 당시만해도 좁은 2차선 도로 뿐이었다. 양평을 지나면 거기서부터 피서 행렬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나마 새벽에 일찍 출발을 하면 양평을 지나 가평까지는 무사히 빠져 나갈 수 있었다. 문제는 홍천... 그때부터는 꼬불꼬불 산악도로가 많고 1500cc급 차량에 온 가족이 타고서 트렁크에는 아이스박스며 짐까지 싣다보니 차량의 힘이 딸린다.

 

미시령 고갯길을 올라가다보면 도로 중간에 고장이 나서 퍼져있는 차량들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최성수기 때는 서울에서 속초 설악산까지 가는데 8시간이 족히 걸렸다. 겨울에는 눈이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으면 서둘러 다른 일정을 포기하고 눈이 쌓이기 전에 미시령을 넘어야 했다. 지금은 미시령터널이 뚫려 사계절 전천후로 마음놓고 여행을 다닐 수 있고 차량도 고급화되어 냉온방을 빵빵하게 하고서도 편안히 갈 수 있다. 국민소득이 높아졌고 우리 생활수준이 많이 나아졌음을 실감하게 된다.

 

또 우리나라 휴가문화는 어울림문화이다. 혼자가 아닌 부모님과 형제 등 가족들과 함께 어울러 휴가를 떠나는 풍경을 많이 접한다. 아무래도 휴가결정권이나 준비는 아내들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되는 편이니 결혼한 사람들은 처가 식구들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이렇게 대식구가 움직이니 자연히 콘도나 팬션도 작은 평수를 기피하고 큰 평수가 인기여서 배정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기업복지수준도 단순한 콘도배정, 해수욕장에 텐트 설치에서부터 지금은 콘도이용요금을 지원해주기도 하고, 전국 각지의 요소요소에 휴양소를 설치하여 운영하는가 하면 팬션을 임차하여 이용하게 하는 등 두루두루 직원들의 복지를 챙기는 것을 보면 기업복지 또한 시대 변화를 수용하여 업그레이드 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