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같은 50대 연배의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 보면 대충 세 부류로 나뉜다. 아직도 직장에 남아 있는 사람, 퇴직 후 창업을 한 사람, 그리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경우이다. 세 부류 모두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사항은 자녀 문제와 노후 걱정이었다.

 

아직 직장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째깍째깍 다가오는 정년에 대한 압박감과 함께 퇴직 후 무슨 일을 하며 보람과 수입을 얻을까에 대한 두려움과 고민을 하고 있다. 그나마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느긋한 편이다. 두번째, 다니던 회사에서 퇴직하고 개인 사업체를 창업하여 운영하고 있는 경우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보다 일찍 창업을 하여 이제는 중소기업 규모로 키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뒤늦게 창업을 한 사람은 요즘 경기가 좋지 않은 탓에많이 힘들어 한다. 마지막으로 직장에서 나와 집에서 지내는 사람은 모임에 나오면 주로 이야기를 듣는 편이다. 재취업에 대한 정보에 목말라 있지만, 이 또한 쉽지가 않다.

 

지난주 고등학교 동창들 넷이서 식사를 했는데 시종일관 노후에 대한 걱정들이었다. 어느 친구는 회사에서 조만간 명예퇴직과 희망퇴직을 실시할 것 같은데 이참에 회사를 나가야 하나, 좀 더 버텨야 하나를 놓고 고민하고 있었다. 어차피 나이가 들어 직장에서 설 자리도 점점 좁아져 가고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은데 박수칠 때 떠나라고, 한푼이라도 더 챙겨줄 때 나가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선택의 기로에소 고민하고 있었다.

 

또 다른 친구는 회사에서 임금피크제를 한다는데 신청을  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55세 정년인데 올해 신청을 해야 2년을 더 다닐 수 있다고 한다. 임금은 3년치를 5년으로 나누어 지급을 하니 월평균 급여는 줄어들었지만 액수는 길게 보면 같다. 그렇지만 자녀 대학생학자금 지급이나 사내근로복지기금 혜택, 복지카드 혜택, 건강검진 혜택, 의료비지원 등 기업복지제도 헤택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고 무엇보다 자녀들이 결혼을 할 때 대기업 명함을 내밀 수 있으니 매력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그러나 임금피크제가 종업원들에게 장점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임금피크제를 선택하면 신분이 계약직으로 바뀌면서 보직을 주지 않는 회사들이 많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유난히 보직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 자녀들도 "니 아빠가 뭐하시는 분이니?" 물었을 때 "네, xx회사 부장님입니다" 하는 경우와 "xx회사에 직원으로 계십니다." 하는 것과는 바라보는 시선이 하늘과 땅 차이이다. 일부 회사에서는 임금피크제를 신청한 사람들에게도 보직을 주기도 하지만 노동조합의 반대에 직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자녀들 뿐만이 아니다. 본인들도 외부 사람들과 만나 명함을 내밀 때 보직이 없으면 상대방이 대우를 해주지 않아 자존심이 상하고 사기도 저하된다. 이런 현실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전문가, 메니저, oo대우 등 직책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개의 명예직 직위를 만들어 활용하기도 한다. 또한 자존심이 강한 친구는 퇴직하고 연봉계약직으로 1~2년 더 일을 할 수도 있지만 본인은 하지 않겠다고 한다. 회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후배들을 무슨 낯으로 볼 것이며 후배들에게 어찌 고개를 숙이며 결재를 받고,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고, 추한 뒷모습이 아닌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주고 떠나고 싶다고 정년이 되면 당당히 퇴직하겠노라고 말한다.

 

세월이 지난 후에 누구 말이 더 옳을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준비없이 맞이하는 퇴직에 대한 부담감과 시간이 흐를수록 각박해져가는 현실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현실로 점점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자기계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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