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판서 부인은 몸종을 불러놓고는 전에 없이
엄격한 어조로 호통을 친다.
"네 신세가 불쌍하여 집에 두었거늘
네년은 그 은혜도 모르고 못된 행실로
애까지 배었으니 난 더 이상 너를 집에 둘 수 없다.
어서 내 앞에서 썩 꺼져라."
몸종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였다.
이러한 광경을 본 마님은 좀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이 몸종은 이제 겨우 갓 스물 밖에 안되었는데
몸종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여자였다.
이 지경이 된 것도 너무 순진해서 사내들에게
속아 넘어간 것이리라 동정하여
"그럼 집에 그냥 두어둘 테니까,
너를 이꼴로 만든 녀석의 이름을 대봐라."
"마님~ 그것만은...."
"말 못한단 말이냐?
그 사나이의 이름을 대든가.
네 짐을 꾸리든가 둘 중에
하나를 택하여라."
"하지만 마님,
그것은 도저히 말씀드릴 수가 없읍니다.
누구 아이인지 모르는 걸요."
"그 당찮은 소리를 하지도 말아라.
너를 이렇게 만든 놈의 이름을 모르다니...
삼돌이 녀석이 아니냐?"
"허지만 마님, 정말로 소녀는 모르는 일입니다.
아이를 낳아 봐야 알겠어요."
"아니. 이 앙큼 스러운 것이
그래도 누굴 속이려구 드느냐.
내가 아주 멍텅구리인줄 아는구나."
"아네요. 마님."
계집종은 눈물이 뺨에 촉촉히 젖은 얼굴을
숙이고 하는 말...
"만약 아이가 앞으로 나오면 그건 도령님의 아기구요.
뒤로 나온다면 그건 대감의 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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