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을 다녀온 후 나에게는 새로운 미션이 하나 생겼다. 집에 있는 TV가 너무 노후하여 이제는 화질도 좋지않아 TV시청을 하는데 답답하고 내후년이면 TV송출시스템이 디지털로 전환되니 내가 어렵더라도 이번에 LCD TV를 꼭 마련해드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예 10말말까지 42인치 LCD TV로 바꾸어드리겠다고 가족들에게 덜컥 약속을 하고 말았다.

이번 추석명절때 시골에서 개최된 '추억의가요 콩쿨대회' 대상이 42인치 LCD TV였는데 내가 노래실력이 뒷받침만 되었더라도 한번 도전해서 마련해 드릴 수 있었는데 부모님으로부터 음주가무 끼는 타고나지를 않았으니 포기했고, 할 수 없이 내 땀을 흘려서 번 돈으로 TV를 사드릴 수 밖에... 마침 셋째 동생이 이번 여름에 열심히 일을 해서 집에 에어컨을 장만해 준 것이 장남인 나로서는 더 자극이 되었다.

올해 2월말에 전립선암 검사와 수술을 위해 우리집에 다녀가시면서 우리집 거실에 놓여있는 42인치 LCD TV를 보고 아버지께서 내색은 하지 않으셨지만 많이 서운해 하셨겠지. 자식들 키워놓으니 (전후사정은 알지 못하시니) 지들은 집에 LCD TV를 놓고 잘 살면서 부모는 뒷전이고 자식들 애써 키워놔봤자 아무런 짝에도 쓸모없다고 섭섭함도 느꼈을 것이다.

3년전, 거실에 있던 TV가 고장나 버리자 잘되었다 싶어 거실에는 TV를 놓지 않으려 했는데 때마침 장모님이 양쪽 녹내장 수술을 하신 직후였는데 "내 유일한 낙이 집에서 TV를 보는 것인데 그 낙마저 빼앗으려 하는가?" 하시며 섭섭해 하시는 한마디 말씀에 이왕이면 편하게 보시라고 당시로서는 꽤 무리를 하여 거실에 42인치 LCD TV를 들여놓게 되었다. 그나마 지금은 가격이 3년전보다 3분의1 이하로 떨어져 부담은 줄어 다행이다.

시골에 내려가 지켜보니 부모님께서 아침 저녁으로 TV를 보시며 뉴스도 듣고 오락프로에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뵈니 올해 10월말이 가기 전까지는 꼭 내 힘으로 집에 42인치 LCD TV를 선물해드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비록 내 지금은 힘들지만, 내 어려움이야 내가 조금만 불편하게 살며 참고 견디면 되는 것,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기쁨을 드리고 내 도리를 하고 싶다. 아내가 살아있었다면 진즉 무리를 해서라도  LCD TV를 사드렸을텐데, 하늘나라에 있는 아내도 내 결정에 잘했다고 기뻐해 주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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