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화요일 밤, 미래예측전문가과정 수업을 듣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응, 오랜만이다. 와이프는 어떠니?"
"응, 좋아지고 있어. 승훈아 나 지금 많이 힘들다"
"왜? 무슨 일 있어?"
"나 지금 회사 정리하고 있다"
"뭐? 아니 왜?"
"정부연구자금 문제가 잘못되어 환수당하게 생겼어"
"아니 어쩌다가?"
"부하직원이 연구자금으로 사무실 자금을 일부 돌려쓴 모양이야. 다시 원위치 시켜놓았지만 회계감사에서 그게 나타나는 바람에..."
비영리법인이나 공익법인들은 출연금이나 연구자금은 목적사업 이외에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일명 '전용계좌'를 만들어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은 모양이다. 갈수록 공익 및 국가연구자금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고 가는 추세이다. 친구도 당장 연구자금 30% 환수, 진행중인 연구과제 수주가 힘들어짐에 따라 회사유지가 힘들어지고 종업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고 한다. 현 아파트형공장을 입주시 본인과 와이프가 연대보증하여 자금을 빌렸고, 살고 있는 주택을 근저당하여 부족자금을 빌렸기 때문에 빚 청산을 하고 나면 무일푼이 된다고 한다.
"15년간 갖은 고생을 해가며 키운 회사인데, 망하는 데는 일순간이더라~"는 친구의 말에서 빠른 시대변화를 느낄 수 있다. 불과 3개월 전만해도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이 잘 풀려 사무실을 크게 확장 이전시키며 왕성한 의욕을 보였는데.....
사람은 항상 유혹 속에서 산다. 일상 속에서는 편히 쉬고 싶은 마음, 잠을 더 자고 싶은 마음, 더 좋은 것을 가지고 싶은 마음, 즐기고 과시하고 싶은 마음, 존경받고 싶은 마음 등... 특히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회사 운영자금을 빼내어 자신을 위해 쓰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낀다. 이런 충동과 유혹들을 잘 제어하며 원칙을 지키며 사는 절제심과 인내심의 차이가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
가야 할 길과 절대 가지 말아야 할 길이 있다. 예전에는 흔히 한두번의 실수는 용납을 해주는 관행이 있었으나 이제는 일체 용납이 되지 않으므로 처음부터 아예 그 근처에 가지를 않아야 한다. 여지껏 회사를 잘 운영하다가 지난해 전용계좌 자금을 잠시 일반계좌에 전용하여 사용한 결과가 비록 그 후에 다시 원위치를 시켜 놓았지만 '회사정리'라는 가혹한 결과로 연결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후회하는 친구 모습에서 우리 사회가 투명한 사회로 갈수록 이런 삶의 원칙이 더욱 중요해져 감을 느낀다. 또한 힘들고 어려워질수록 금전적인 유혹과 충동에 약해지기 쉬우므로 평소 확실한 수익구조를 만들어놓아야 할 필요성도 느낀다.
그 친구도 나처럼 자식이 셋인데, 어제 와이프와 자식들에게 사실대로 설명하고 힘들어도 이겨내보자고 말했다고 한다. 오늘 아침에 만나 회생과 재기방안을 조언해주었는데, 헤어지면서 기도를 부탁한다는 친구의 뒷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뒤늦은 지천명의 나이에 닥친 위기이지만 그래도 압류되지 않는 지식이 있으니 평소 보여준 자신감과 열정으로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꼭 재기하길 빌어본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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