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전 32살의 직장인 ***라고 합니다. 우연히 김승훈 님께서 쓰신 칼럼글 정말 감명깊게 읽고 실례를 무릎쓰고 메일 드려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도 말더듬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릴 때부터 더듬었던거 같고 기억에 어릴 때는 연발성으로 다다다다 이런 식으로 더듬었었는데 이걸 숨기려고 하다보니 말막힘 증상으로 발전하였는 듯 합니다. 학창시절 말더듬으로 고생했고.. 그나마 행동요법 말더듬 치료학원에서 자신감 훈련하니 어느 정도 좋아진 듯 한데... 다시 사회에 나오니 영 말더듬 때문에 많이 신경도 쓰이고 내 자신이 자꾸 위축되는 느낌입니다.
그럭저럭 사회생활은 하고 있지만 아직도 말 막힘 말더듬 증상이 많이 나타납니다. 다른 데로 곧 이직할려고 하는데 말더듬 말막힘 때문에 부담도 되네요....
흠.... 정말 이 말더듬만 고칠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정말 소원입니다. 정말이지 자유롭게 말하고 싶네요. 어떻게 하면 고칠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좀 간절히 부탁드려봅니다. 어떤 말씀이든지 명심하고 노력하고 새겨 볼 것이며, 저도 노력해 보겠습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요. 조언과 방법 좀 부탁드려봅니다.
(답글)
저도 아주 어릴 적부터 말더듬으로 고생했습니다. 저는 아예 사람들 앞에도 나서지를 못했고 대화 자체도 어려웠습니다. 수업시간, 특히 읽기를 시키는 국어와 영어시간이 있는 날에는 학교 가기가 싫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말더듬이라는 것이 의식하면 할수록 더 막히고 더듬게 됩니다. 저도 아직은 말을 더듬습니다. 아니 모든 사람들이 당황하면 거의 대부분 말을 더듬습니다. 말을 더듬는 건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제 경우 말더듬을 고쳤던 과정 경험을 말씀드리면
첫째는 미리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발표가 있다면 미리 원고나 자료를 며칠 전부터 달달 외울 정도로 혼자 연습을 합니다. 예상질문과 답변도 미리 만들어 스스로 자문자답하며 연습을 합니다. 프리젠테이션이나 발표는 자신과의 싸움인데 많은 연습과 준비는 자신감을 가져다 주고 그런 자리가 두렵지 않습니다.
둘째, 상상기법을 씁니다. 강의나 발표, 면접시에는 제 머릿속은 항상 발표나 강의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기립박수를 받는 모습을 그립니다. 그러면 그런 자리가 두렵지 않고 정말 신기할 정도로 몰입이 되고 상상처럼 몸과 마음이 자연스레 움직여집니다. 자신감을 갖는데는 상상기법이 효과 만점입니다.
셋째는 훈련입니다. 발표자리나 기회가 있으면 저는 자원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외부에 드러내는 것이지요. 사람 몸도 물건과 같아서 자꾸 사용해야 그 기능이 유지되고 향상이 되거든요. 발성연습도 꾸준히 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했던 훈련 중에 하나는 잘 나가는 강사 테입을 사서 복기하며 시간이 나면 혼자서 계속 따라서 반복 연습하는 것입니다. 나중에는 그 강사처럼 말 하나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훈련은 강단이나 발표자리에 섰을때 성공경험이 되고 자신감으로 축적되게 됩니다.
넷째, 대범하게 생각하십시오. 상대나 기회를 어렵게 생각하면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얼굴과 혀가 굳습니다. 이미 의식속에서 '나는 안돼', '이번도 말을 더듬으면 어쩌지?', '말을 더듬으면 큰 망신인데..' 이런 생각을 하면 몸이 그런 생각을 반영하여 더 위축되고 초조해 집니다. 저는 즐기려 합니다. 실수를 해도 '그래, 사람이니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 '그래 말 좀 더듬으면 어때~', '내가 말을 더듬었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 '나는 말은 조금 더듬어도 다른 사람이 가지지 못한 열정과 또 다른 생존 무기가 있어~'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마음속에 쌓아두지 않습니다. 다만, 부족한 점을 발견하여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연결시켜야 합니다.
다섯째, 종교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마음의 평정이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실패한 인생이라는 부정적인 마음보다는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 '나는 그래도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플러스적인 삶을 우리는 사람이다'라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종교를 가지는 것이 효과가 큽니다.
대학 1학년말까지 말더듬으로 사람들과 대화도 불가능했던 제가 지금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틀간 풀 강의를 진행하고 각종 전화상담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 상전벽해와 같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런 변화가 있기까지는 저에게는 열정과 도전이라는 노력과 반복된 훈련이 있었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려움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메일 주시기 바랍니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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