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평소 그닥 친하지 않았던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김소장, 요즘 코로나19로 힘들다는데 연구소는 잘 돼?"
"뭐, 평상 유지는 하고 하네"
"내가 곧 퇴직인데, 자네가 내가 퇴직하면 갈 자리 하나 마련해줘"
"우리 연구소는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은 쓰질 못하네"
"억대 연봉까지는 바라지는 않고, 평일 9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에
퇴근하면서 월 4백이면 되네. 복사가 필요하면 복사도 할 수 있네."
"그런 자리 있으면 나 좀 소개시켜 주겠는가? 내가 알바할테니......"
".........."
공기업에 오래 근무하다 정년퇴직을 하는 지인이라 그런지
세상 물정을 도통 모르는 것 같았다.
요즘 평일 정시 출근, 정시 퇴근하면서 앉아서 일하는
관리직으로 월 4백을 주는 그런 꿀직장이 어디 있노?
그런 자리가 있으면 내 가족을 직접 쓰지.
공기업에서 고급관리자로 오래 근무하다 정년퇴직을 했으면
상전처럼 앉아서 입으로만 일을 하려 들텐데.....
차라리 맘 편하게 절반 비용으로 알바를 쓰고 말지.ㅋ
아마도 그 지인은 직장 구하는 것이 쉽지는 않으리라.
아니 그런 마인드라면 이후에는 직장을 구하기가 힘들 것이다.
우리는 인생살이에서 얻은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조직에서의
지위를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중략) 과장이다, 부장이다 하는
것은 그 회사 안에서의 직책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을
자신이 지금까지 노력해온 성과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것이 무너지면 자기 자신도 무너지는 듯이 느껴진다.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혜숙 옮김, 센시오 간) p.73.
나이 50이 넘으면 자존심, 꿈, 사람을 버리고 오직 나를
위해서 살아야 한다. 특히 직장을 퇴직하는 순간 과거의
직장과 직책, 영화, 계급장 등을 모두 내려놓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남 밑에서 일하는 것이 싫고 본인이
하고 싶으대로 하려면 본인이 직접 회사를 창업하면 되고.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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