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게시판에 붙은 손미나 아나운서 결혼 초대글 첫머리에
"사랑은 약속이다라고 배웠습니다!"는 문구가 있었다.
그래! 사랑은 약속이다.
배움에 목말라했던 집사람에게 신혼 때 내 약속했었지...
대학 졸업도 꼭 시켜주고, 대학원까지 보내주겠다고...
비록 결혼한지 18년 10개월,
당신이 하늘나라로 간지는 3개월 18일만에
대학졸업장은 뒤늦게야 당신 영전에 바쳤지만
대학원까지 보내준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하였네.
아니 이제는 더 이상 지킬 수가 없다네...
그래! 사랑은 약속이다.
당신은 늘 나보고 자기보다 오래 살아달라고 했지,
"내 몸을 다른 사람이 손대는 것 싫으니,
사랑하는 당신이 마지막까지 챙겨주면 좋겠다고..."
나는 그저 지나가는 소리로 듣고 그러마 약속하며,
웃으며 대신 오래만 살아달라고 했지....
그러나 그 약속을 너무나 빨리 지켜야 했네....
그래! 사랑은 약속이다.
집이 없어 이곳 저곳 부동산에 집 알아보러 다니며 마음 고생할 때
당신은 우리도 빨리 우리집을 가졌으면,
이사 걱정없이 마음 편히 살면 좋겠다고 말했지...
내 그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지,
아직 때가 되지 않았지만 곧 내 돈을 모아서 빚내지 않고
우리집을 사겠노라고, 그래서 우리 식구 모두
두 다리 쭉 뻗고 편히 살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지...
당신 생전에 그 약속은 지키지 못하였지만,
내 그 약속 꼭 지키고 말겠네...
사랑은 약속이니까....
그래! 사랑은 약속이다.
나 결혼전에 내 자신에게 약속했지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내 결혼하면 그 사람만을 사랑하며 살리라"
당신과 살면서 내 그 약속 지키며 살았지.
곁눈질 한번 하지 않고 오직 당신만을 바라보며 살았지,
사랑은 약속이니까....
그래! 사랑은 약속이다.
당신은 나에게 동규, 재명, 재윤이 자식 셋과 장모님을 부탁한다고 했지.
나는 그러겠노라 약속했지.
나 그 약속 지키려 그동안 하지 않던 걷기도 하루에 한시간 이상씩
꼭꼭 하면서 건강관리를 하고, 자기계발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지...
인생은 장기전이며 하루 이틀 살고 말 것이 아니고
그들을 지키려면 건강해야 하고,
경제적인 자유 또한 중요하니까...
나 그 약속 반드시 지켜야 하니까...
그래! 사랑은 약속이다.
올해 1월에 쌍둥이 재명, 재윤이와 약속을 했지...
아빠가 다시는 매를 들지 않겠다고,
대신 거짓말하지 말 것과 시간약속을 지킬 것을 주문했지...
그 약속만 잘 지키면 아빠는 절대 매를 들지 않겠다고,
그런데 어제 재명이가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며
친구 집에 가서 몰래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 학원도 지각하고,
거짓말까지 하고, 동생 재윤이 간식도 내 팽개치고 왔었지...
나는 약속대로 사랑의 회초리를 들었지.
사랑은 약속이니까....
그래! 사랑은 약속이다.
당신은 1년 6개월을 그 고통스런 항암제로 버텨왔지.
나와 이별하기 일주일전 나에게 말했지.
"이제 버티기가 너무 힘들어!
나 없어도 씩씩하게 잘 살아! 약속해줘!!" 했지...
나 터져 나오려는 나오는 눈물을 참으며,
어금니를 꽉 깨물으며 그러겠노라 약속했지!
챙겨주는 마누라가 없으니
사람이 꾀죄죄하게 하고 다닌다는 소리 듣기 싫어
당신과 살 때보다 더 복장 깔끔하게 정장으로 입고
표정도 밝게하고,
언행에도 조심하며 산다네...
때론 외롭고, 힘들지만 내색하지 않고
당신 생각하며 씩씩하게 살고 있지....
사랑은 약속이니까....
김승훈, 2007.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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