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매일 저녁밥을 먹고 공원 산책을 나섭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그냥 나섭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눈이 오면 우산과 파카잠바를 뒤집어 쓰고,
바람이 불면 장갑과 잠바를 뒤집어 쓰고 나섭니다.

집에서 나서 마두역까지 그냥 걷습니다.
당신이 지난 2005년 5월말 국립암센터를 퇴원하면서
항상 당신과 같이 걸었던 코스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같이 다녔던 그 길입니다.

겨울과 비오는 날만 빼고는
강촌공원 지압공원을 들러
맨발로 두바퀴씩을 돌았지요.
뾰족한 자갈길과 촘촘히 돌맹이가 박힌 그 길을
유방암을 이기겠다는 집념 하나로 돌고 또 돌았지요.

하루 만보를 꼭 채우겠다며
만보기를 허리에 차고
만보기에 10,000이라는 숫자가 찍힐 때까지
걷고 또 걸었지요.

오늘도 당신과 유방암투병중 걸었던 그 길에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내였던
당신의 향기와 살고자 처절하리만큼 투쟁했던 의지를
느끼고 결심을 새롭게 하고 왔습니다.

나는 현재의 위기를
꼭 극복해낼 것입니다.
언젠가 다시 만나는 날
우리 세 자식을 자랑스럽게 키우고,
집도 장만하고,
당신이 못다 이룬 일
내가 모두 이루고 당신 앞에
당당히 설 것입니다.

세상 수많은 남자 중에서 나를 선택한 당신입니다.
당신은 비록 먼저 떠났지만
당신이 못이루고 간 꿈
그것을 내가 꼭 이루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내가 내 삶에서 당신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나는 당신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사랑했습니다.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2007.11.27.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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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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