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향초 이야기

좋은글 2009. 9. 14. 14:26

한(漢) 고조(高祖) 유방(劉邦)이 항우를 무찌르고 통일을 성취했습니다. 그런데 우쭐해진 유방은 이판에 북방의 흉노까지 정복하려고 40만의 대군을 이끌고 북진하였습니다. 모든 신하들이 극구 말렸지만, 이제는 전쟁에 자신이 생긴 유방은 충언을 무시하고 그대로 군대를 이끌고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흉노의 게릴라에게 기습을 당하여 대패하고 [백등]이라는 조그마한 성으로 도피해 들어갔습니다. 오랜 포위 상황에서 식량과 물이 떨어지고 큰 위기에 처하였는데, [진평]이라는 모사의 계략이

성공하여 양군이 휴전회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회담에서 앞으로 중국은 흉노에게 매년 식량과 옷감을 보내고, 또 왕의 딸 공주를 선우(흉노의 추장)에게 출가(出嫁)시키기로 합의하고 겨우 목숨을 구하여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약속대로 공주를 보내기는 해야겠는데 진짜 공주를 호지(胡地)에 보내기는 아깝고 해서 음모를 꾸몄습니다. 즉 궁녀 하나를 뽑아서 호적을 고쳐 공주로 바꿔 보내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시집보낼 궁녀 선택이 문제였습니다. 왕이 모든 궁녀를 다 만나볼 수는 없는 것이고 해서 궁중 화가에게 모든 궁녀의 초상화를 그려 보고하게 하였습니다.

 

그러자 궁녀들이 야단났습니다. 화가가 잘 그려주면 임금의 눈에 뜨일 것이요, 잘 못 그리면 그들이 [오랑캐]라고 천대하는 흉노로 시집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궁녀들은 허겁지겁 연줄을 찾아 뇌물을 마련해서 궁중화가에게 상납하였습니다.


궁녀 중에 이름은 왕장(王嬙)이요 호가 소군
(昭君)인 그 유명한 [왕소군] 있었습니다. 그녀는 빼어난 미녀였고, 시와 춤에도

능했습니다. 그런 그녀는 화가에게 뇌물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화가가 몇 번이나 눈치를 주어도 모른

체 하며 자신감에 차 있었습니다.

'어쭈구리~ 요것 봐라...' 오기가 발동한 화가는 그녀를 그릴 때 얼굴에 엉뚱한 사마귀를 하나 찍어 넣었습니다.

 

드디어 왕이 하나하나 점검을 시작했고, 점박이 미녀를 발견하자 “에라 이 여자로 하자.”며 그녀를 선택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형식상 왕의 딸로 호적이 고쳐지고 얼마 후 흉노의 선우 [호한야]가 중국의 궁전을 방문했을 때 왕소군은 형식상의 부친인 임금에게 고별의 인사를 드리고 선우를 따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그녀를 본 왕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니 저런 미녀를...!”

아~ 말은 할 수 없고 속이 쓰려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그림을 그린 화가는 때려 죽였습니다.)

 

흉노의 선우는 그냥 웬만하면 고맙다고 영접하려 했는데 아니 중국 왕이 너무나 고맙기도 하지...  "세상에나 저렇게 선녀 같은 여인을 주다니..." 너무 기뻐 입이 귀에 걸린 선우는 백배 인사를 하고 그녀를 흉노로 데려가서 제2왕후로 삼고 극진히 대우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왕소군은 오직 고향만 그리워 하다가 일찍이 마음의 병을 얻어 죽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죽기 전에 남편인 선우에게 부탁

하였습니다.

"제가 죽으면 남쪽나라에 가장 가까운 접경지에 묻어주세요."

선우는 그녀의 유언대로 그렇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해애 그 무덤에서 꽃이 하나 피어났는데 고개를 남쪽으로 향해 숙이고 있었습니다. 중국인들은 이 애절한 사연이 얽힌 그 꽃을 [망향초]라고 불렀습니다.

 

훗날 당(唐)의 시인 [이태백]이 왕소군의 애절한 전설을 기억하며 시를 지었으니...

 

王昭君 (李白)

 

胡地無花草(호지에 무화초하니)

春來不似春(춘래 불사춘이로고)

自然衣帶緩(자연 의대완하니)

非是爲腰身 (비시위요신이로다.)

 

왕소군(이백)

 

오랑캐의 땅에 꽃이 피지 않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구나.

내 몸의 허리띠가 느슨하지만

몸매를 위해 멋 낸 것이 아니로다. 

(회사의 조훈부장님이 보내주신 글 중 일부입니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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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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