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딸이 독립하기 위해 짐을 나르는데 이삿짐센터
운반기사님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이삿짐을 옮기다보면 딸자식들을 가진 부모님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인데요, 딸이 집에 온다고하면
겁부터 난데요. 또 집에 오면 뭘 가져가려고 그러나...."
"아들들은 안그러는데 딸들은 집에 오면 뭐 가져갈게
없나 냉장고와 부엌 여기저기를 열어보고 챙겨가요"
"우리도 쉬어야 하는데, 자식과 사위까지 데리고와서
식사까지 먹고 설겆이도 안하고 그냥 갈때는 왠수가
따로 없다니까요"
아내도 푸념을 한다.
"둘째는 올 2월에 가면서 그냥 지 옷이며 책 3박스만
들고갔는데 딸은 이것저것 챙겨달라는 것이 너무 많아.
저녁에 먹을 밥이며, 국, 반찬까지 챙겨달라니......"
3일전부터 독립하는 딸 그릇이며, 반찬, 양념, 조미김,
건조대, 도마, 주방용기를 장만하느라 아내는 바빴다.
짐을 대충 옮겨놓고 나오려는데 딸이 한마디한다.
"독립한다고 하니 먼저 독립한 선배 언니들이 조언을
많이 해줘. S언니가 그러는데 과일은 절대 사지 말고
집에 가서 그냥 가져다 먹으래. 그래야 돈이 안든다고"
이삿짐센터 운전기사님 말이 생각나서 나와 아내는
그냥 헛웃음만 짓는다.
우리나라 2030세대들이 주거비 부담에 허리가 휜다는
기사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경제적, 공간적 독립을 유지하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동안 부모 밑에서
아무 걱정없이 살았던 것이 얼마나 큰 그늘이었는지는
앞으로 험난한 세상을 살아보고 돈을 벌기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 그 돈의 위력도 겪어보아야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겠지.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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