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 2월에 KBS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전직하여 사내근로복지기금
업무를 시작해 지금까지 23년간 줄곧 사내근로복지기금업무만을 전념해오
면서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가 너무 좋고 우리나라 근로자들에게 큰 도임이
될 것 같다는 확신에서 어떻게하면 우리나라 기업(특히 중소기업)에 사내근
로복지기금을 많이 도입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해 왔다. 나는 우리나라 기업
들에게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를 다 알리고 싶고 바르게 운영하도록 도움이
되고 싶은데 회사에서는 내가 외부 교육기관에서 강의를 하는 것을 전면적
으로 금지함에 따라 2013년 11월에는 다니던 KBS사내근로복지기금을 사직
하고 본격적으로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 활성화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공금횡령 등 사고가 많이 발생하면 사회적으로 지탄
과 비난을 받게 되고 기금제도에 대해 시선이 좋지 않아 결국에는 사내근로
복지기금제도에 대한 각종 혜택이 줄어들 것이 너무도 뻔했다. 1993년부터
언론사나 공기업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타 기금법인에게 회계처
리 등 나름 많은 도움을 주었다. 2001년에는 사내근로복지기금동아리 카페
가 개설되어 기금제도 확산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 카페에서 매일 실무자들
의 질문에 답변을 달면서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설립한
다면 발벗고 나서서 기금법인 설립에 필요한 자료를 메일로 보내주고 전화
로 무료코칭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 희망과 열정보다 현실의 벽은
높았다.
무료로 기금설립 코칭을 해주는데도 색안경을 끼고 나를 바라보았다. 오히려 CEO가 주변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회사에 사
내근로복지기금 설립검토를 지시했는데 회사 실무자나 관리자들은 자신들
의 업무량이 느는것을 우려하여 내가 보내준 자료를 가지고 결산작업, 법인
세 신고, 대부를 실시할 경우 관리가 복잡하고 고정인원이 필요한다는 점 등
작은 단점을 크게 부각시켜 회사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설립을 단념하도
록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 방향을 선회하게 되었다. 호의가 지나치면
권리로 여기고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다. 사복금 실무자나 기업 담당자가
말만 하면 무조건적이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던 방식에서 필요한 사람에
게만 제공을 하고, 지식과 정보, 경험을 유료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전화로
사내근로복지기금 설립과 운영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면 사내근로복지기금
연구소 교육에 참석하여 배워서 직접 할 것을 권했더니 그제서야 가치를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마침 저번 주일미사 복음을 읽다보니 마르코복음 6장 7절에서 13절까지 대
목이 눈에 들어온다. 예수님이 열두제자를 불러 현장에 파견하여 실습을 시
키면서 복음전파의 세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첫째, 여행을 떠날 때 지팡이
이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 신발은
신되 옷도 두벌은 껴입지 말라. 둘째,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 셋째,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
이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버려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세번째에서 기금제도를 도입할 생각이 없
으면서 남들이 한다니까, CEO가 검토를 하라고 하니까 마지못해 사내근로
복지기금제도를 흉내내려는 회사는 도입확률이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과감
히 요청을 잘랐다. 3년전 어느 지방 중소기업에서 근로복지공단 선진기업
복지지원단 설립컨설팅 요청이 있어 두시간을 운전해서 그 회사를 방문했
더니 총무과장이 혼자 휴게실에 나와서 본인이 궁금해서 컨설팅을 요청했
다면서 내가 건네준 자료와 두시간 설명을 듣고서는 그 이후 연락을 끊어
버렸다. 후에 전화를 하니 한번 설립하면 해산이 어렵고, 당해연도 출연금
의 80%밖에 기본재산을 사용하지 못하는 등 단점이 너무 많아 도입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맥빠진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 중소기업은 당장 기숙사도
지어 운영해야 하고, 노사협의회에서 구내매점도 설치하기로 합의하여 사
내근로복지기금제도를 잘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되었을텐데 과장 한명이
중간에 틀어버리는 바람에 기금제도 도입이 무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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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 김승훈(기업복지&사내근로복지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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