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초기대응의 중요함을 알면서도 이를 등한시 하다가 나중에야
일이 확대되어 심각해지고 피해가 커진 다음에야 수습하느라 허둥되며
초기 대응을 잘 하지 못했음을 후회한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다.
그리고 그 일이 마무리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예전의 행동으로 돌
아가곤 한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만 해도 그
렇다. 의료기관들은 정부의 지시만을 기다리며 수수방관하다가 일이 커
진 다음에야 허둥대며 환자를 격리한다, 병원을 폐쇄한다 학교에 휴교
령을 내린다 야단법석이다. 언제부터 의료기관들이 정부의 지시만을 기
다리며 기본적인 조치사항까지 손을 놓고 있게 되었더란 말인가?
사내근로복지기금도 예외는 아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에 상담을
요청하는 기업이나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들 공히 기본재산을 잠식하
면 처벌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익히 알면서도 당장 재원이 부족하니 기본
재산을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기본재산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사
실을 설명해도 빠져나가기 위한 핑계나 책임을 전가시키기 위한 꼬투리
를 만들기 위해 오히려 함정식 질문을 하곤 한다.
"우리가 사내근로복지기금 기본재산을 잠식했다는 사실을 우리가 신고
하지 않으면 고용노동부에서 알 수 없잖아요?"
"회계연도 중에는 기본재산을 사용하다가 연말에 슬그머니 채워 놓으면
되잖습니까? 어차피 고용노동부는 알지 못할텐데..... 설사 기본재산을
채워놓지 않아도 모르잖아요?"
"신고 및 보고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이 있죠? 실제로 처벌
받은 사내근로복지기금이 있나요?"
기본재산을 잠식하면 근로복지기본법을 위반하고 기금법인 이사들이
처벌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시험이라도 하듯 사용이 금지
된 기본재산으로 목적사업비를 집행하면서, '봐라! 아무 일도 없지 않느
냐?', '고용노동부에서는 처벌하지도 않는데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에
서 처벌한다고 괜히 겁주지 마라!'는 식으로 조롱하듯 법령을 위반한 사
실을 떠벌리는 일부 기업의 관계자나 사복금 실무자들을 보면 사내근로
복지기금 업무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낀다. 언제부터인가 사
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에서는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관련하여 상담을 진행
할 때 추후 책임소재 때문에 반드시 회사명과 본인 성명을 확인하고 있다.
문제는 회사명과 본인 성명을 대라고 하면 슬그머니 전화를 끊어버리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라는 점이다.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국가나 법령의 영(令)이 서지 않는 나라가 되었는
가? 언제부터 원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활개치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
이 조롱받는 세상이 되었는지 안타깝다. 원칙이 있음에도 떼를 쓰면 통하
고, 바른 방법이 아님에도 불편하다고 민원을 넣으며 국가나 지방자치
단체, 국회의원들은 선거와 표를 의식해서 법을 바꾸어버리고 미래는 생
각하지 않고 지금 당장, 우리만 잘 먹고 잘 살면 되지 않느냐는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팽배한 세상이 되었다. 법령을 위반했음에도 처벌하지 않고
수수방관할 바에야 그런 법은 아예 없앴으면 좋겠다. 법과 원칙이 공정
하게 집행될 때 비로소 정의가 세워질 것임을 나는 믿는다. 법과 영(令)
이 제대로 세워지고 지도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분야에 정통한 전문
가가 대접받고 존경받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허브 김승훈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주)김승훈기업복지연구개발원
www.sgbok.co.kr 전화 02)2644-3244, 팩스 02)2652-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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