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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머리를 감을 때부터 쌍둥이 두 녀석이 자꾸 티격태격 거리며 전운이 감돈다. 재명이가 머리를 감는데, 재윤이가 화장실 문을 닫지 않아 큰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재윤이 머리를 감을때 거꾸로 재명이가 화장실 문을 닫지 않기에 한소리 했더니 꽝하고 닫아버린다. 뭔가 불만이 있다는 신호이다.

아침을 먹으면서 이내 어제 계란을 몇개 먹었느냐고 언성이 높아진다. 아마 지난 부활절에 두녀석이 받아온 계란 네개(각각 두개씩)를 냉장고에 두었는데 재윤이가 어제 늦게 학교에서 귀하하는 바람에 학원을 부랴부랴 가야 하기에 식사도 제대로 못할 것 같아 장모님이 냉장고에 넣어둔 삶은 계란을 챙겨주어 먹어버린 모양이다.

급기야는 어제 재윤이가 학교에서 늦게 온 이유가 자전거를 수리하느라 그런 거라고 재명이가 폭로하게 되고, 재윤이는 재명이에게 있었던 좋지 않은 일을 고해바치는 상호 폭로전으로 치닫고... 아침에 출근하려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회초리를 들고 재명이를 안방으로 불러들였다. 토라진 재명이를 보니 아침부터 괜히 회초리를 들어 또 마음에 상처만 덧붙이게 될 것만 같아 때리려던 마음을 접고 말로 타이르기 시작했다.

나 : "명아! 명이는 형이잖아? 형이 좀 참으면 안될까?"
재명 : "함께 먹어야 하는데 혼자서 계란을 다 먹어버리잖아요?"
나 : "그럼 계란을 새로 삶아달라고 하면 되잖아? 냉장고에 계란 많이 있잖아?"
재명 : "재윤이는 늘상 그래왔어요. 저만 계속 손해를 본다니깐요.
나 : "우린 가족인데 그까짖 먹는 것 또 손해보면 어떠니?"
재명 : "저는 재윤이랑 함께 사는 것이 싫어요"
나 : "재윤이는 동생이자 우린 가족인데 그럼 가족이 싫으면 재명이가 나가 살아야 하는데 재명이 너 혼자 나가서 살 수 있어?"
재명 : "......"
나 : "우린 가족이야. 왠만한 것 아니면 서로 참고 살자꾸나. 우리 명이는 형인데, 윤이가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동생이 재롱을 부린다고 생각하고 그냥 웃으며 넘겨주면 안될까?"
재명 : "......"

명이 마음속에 동생 윤이를 미워하는 감정이 깊음을 알고 놀랐다. 두녀석이 잘 지내면서도 재윤이는 재빠르게 상황판단을 하고 불리하면 빠져나가버리는데 고지식한 재명이는 항상 걸려서 많이 당하는지라 동생 윤이에게 많이 서운했나 보다.

가족이래야 몇 안되는데 이렇게도 말도 많고 탈도 많고 각자 의견충돌도 많고 자주 싸우니....마음 같아서는 그냥 회초리라도 들어 세 자식 모두 때려주고 싶지만 그마저도 성장과정에 상처가 되지 않도록 미운 감정, 서운한 감정 다 이 내 가슴속에 덮고 살아간다. 그래도 세상 살아나가면서 가족처럼 소중하고 든든한 우군이 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 녀석들은 철이 들어있겠지.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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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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