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이면 늘 동네 자그마하고
옛스런 목욕탕을 갑니다.
사람이란 한자(人)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목욕탕에서도 느낍니다.
다른 것은 혼자 다 해도
내 등을 나 혼자서는 밀 수 없다는 것을....
1년 즈음 함께 서로 등을 밀어주는
등밀이 친구(?)가 생겼습니다.
그분은 나보다는 10살 연상입니다.
내가 늦으면 나가려고 하다가도
조금 기다렸다 내 등을 밀어주고
나도 그분이 오면 가서 등을 밀어주고
늦으면 나도 가다렸다 등을 밀어주고....
그러다가 함께 오는 어르신들 몇분을 알게 되고
늘 두세분을 덤으로 등을 밀어드립니다.
그 중에 은행 지점장을 지내고
정년퇴직하셨다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남에게 등을 밀어달라지도 밀어주지도 않는 분이었습니다.
늘 혼자서 뒤로 손을 올려 자신의 등을 밀고
조용히 일어서 나갑니다.
언제부턴가 저는 그분에게도 다가가서 서너번 등을 밀어드렸는데
오늘은 먼저 온 분들끼리 서로 등을 미는
모습을 보았는데 나가려다 그 분이
저에게 다가와 말합니다.
"늘 신세만 졌는데
오늘은 제가 등을 밀어드려야
제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마침 제 등밀이 친구분이
오늘 일이 있는지 어제 다녀갔다고
오늘은 오지를 않았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그분께서
대신 제 등을 밀어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힘을 다해 너무 쎄게 밀어주는 바람에
등 곳곳에 벌겋게 되어 쓰라림을 느꼈습니다.
집에오니 아내가 놀라서 성화입니다.
"아니 이렇게 등에 진물이 나도록 뭐하고 있었소?
아프다고 살살 밀어달라고 하지..."
자고 있는 예비간호사인 딸에게 응급상황이라고
깨워도 딸은 "괜찮아요~"하며 시큰둥합니다.
종일 등이 쓰리고 아프지만
그분의 변화된 모습을 생각하니 제 마음이
더 따뜻해져옴을 느낍니다.
정말 따스한 열정은 전염되는 모양입니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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